36만7088주 순매수...지분율 5.07%에서 6.07%로 끌어올려
주가 폭락에 저평가 판단 저가 매수로 단순투자
유상증자 강행 이수페타시스 지분은 대폭 줄여
국내 자본시장 '큰손' 국민연금공단이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2차전지 양극재 생산업체 엘앤에프(대구시 달서구 이곡동)의 지분율을 오히려 확대한 사실이 확인됐다. 2차전지 종목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따른 저가 매수세로 보인다. 2차전지는 최근 전기차시장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라 주가가 폭락한 상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6일 엘앤에프 주식 36만7천88주를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엘앤에프 지분율은 기존 5.07%에서 6.07%로 1%포인트 확대됐다. 엘앤에프 지분 확대 목적은 단순 투자다. 국민연금은 경영권에 영향을 행사하지 않는 단순 차익 실현이 목적일 때 '단순투자'를 사용한다.
엘앤에프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캐즘에 따른 글로벌 배터리 수요 급감과 중국산 저가 공세 등의 영향으로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2차전지를 둘러싼 글로벌시장 환경의 변화는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며 2차전지 관련 종목 대부분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중이다. 엘앤에프 역시 최근 1년 사이 주가가 반토막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지난해 1월17일 21만4천500원으로 고점을 형성한 주가는 꾸준히 하락하면서 이달 3일에는 7만6천700원까지 떨어졌다. 8일에는 8만7천600원에 거래를 마친 상태로, 지난해 고점 대비 40% 수준이다.
국민연금의 엘앤에프 순매수는 기업실적 대비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엘앤에프의 2024년 시가총액은 전년도 7조3천946억원에서 약 60% 감소한 2조9천400억원을 기록했다. 대구 시총 1위 자리도 한국가스공사에 내줬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해 11월 역시 2차전지 관련 종목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주식 176만3천568주를 순매수했다. 단순투자 목적으로 지분율을 5.03%에서 6.03%로 확대했다. 주가 매력도가 높아진 2차전지 종목 비중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연금은 인쇄회로기판(PCB) 전문기업 이수페타시스(대구 달성군 논공읍)의 지분율을 10.74%에서 7.43%까지 낮췄다고 지난 6일 공시했다. 작년 11월부터 순매도한 양이 총 208만9천753주에 이른다. 이수페타시스는 유상증자 강행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윤정혜기자 hy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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