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엔 선물 양손 가득 든 귀성객들로 북적
"대경선 왕복요금도 저렴해 경제적 부담도 덜어"
대구국제공항에도 제주도·해외여행객 줄이어
26일 대구 동대구역은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로 분주했다. |
최장 9일의 '황금연휴'가 시작된 26일 오전 동대구역. 설을 맞아 고향의 가족에게 가져다 줄 선물꾸러미를 양손 한가득 쥔 귀성객들이 미소 띤 얼굴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열차 도착 시간에 맞춰 가족과 친척을 기다리는 시민들도 많이 보였다. 이들은 "오느라 고생했다" "배고프겠다"며 인사를 주고받았다.
손주를 만나러 왔다는 손미령(62·경북 포항시)씨는 "며느리가 둘째를 임신 중이고, 첫 손주는 어려서 내가 직접 왔다. 이젠 시대가 바뀌어서 차례 대신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흔해졌다. 부모가 자녀를 만나러 이동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직장 생활을 위해 서울에서 대구로 내려와 살고 있는 김태목(30·대구 수성구)씨는 "서울의 부모님 댁이 최근 이사를 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도와드리질 못해 마음이 쓰였다. 이번 연휴가 길어 일찍 올라가서 밀린 집 정리를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했다.
26일 오전 12시 10분쯤 대구 동대구역에서 시민들이 동해선 강릉행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
26일 대구역 대경선 승강장이 경산행을 타고 온 시민들로 가득하다. |
속초(강원)가 고향인 이희빈(31·대구 북구)씨는 "동해선 개통으로 이동 시간이 단축된 것 같다. 심리적으로도 본가와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고 했다. 경북 울진에 있는 친정을 방문하는 장예주(39·대구 서구)씨도 "명절마다 친정 가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 편하게 기차를 타고 갈 수 있어 좋다. 내일은 강릉까지 기차 여행도 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대구역 대경선 승강장에서 만난 권성진(26)씨는 "본가가 왜관인데, 예전엔 무궁화호를 탔었다. 대경선 개통 이후로는 줄곧 잘 이용하고 있다. 특히, 왕복하는데 3천600원밖에 들지 않아 경제적 부담도 덜었다"고 했다. 고향(구미)에 간다는 직장인 이세진(32)씨는 "매번 자가용을 끌고 갔는데, 명절만 되면 주차 문제로 골치가 아팠다. 이번에 대경선을 처음 이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구국제공항은 긴 연휴를 활용해 제주도나 해외로 떠나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어머니와 함께 제주도에 사는 동생 가족을 만나러 간다는 한 시민은 "임시 공휴일(27일) 지정 이후에 오랜만에 온 가족이 제주도에서 모이기로 했다. 연휴가 길어서 명절 겸 휴가를 보내려고 4박 5일 일정으로 어머니까지 모시고 간다"고 했다. 베트남 다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광주에서 왔다는 김선희(43)씨는 "명절이지만, 첫 아이의 초등학교 졸업을 기념해 해외 여행을 계획하게 됐다"고 했다.
글·사진=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구경모·장태훈·조윤화 수습기자
최시웅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