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폭동’ 표현 논란…법적 조치 검토 요구도 온라인서 철거 요구 확산…“역사 왜곡 용납 안 돼”
대구 도심 한복판에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들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표현에 반발하며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공공장소에서 허위 역사 인식을 조장해도 되는가"라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성로 현수막'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공개된 사진에는 “5·18 폭동을 민주화로 승인한 홍준표는 좌파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이 담겼다. 하단에는 '자유통일당' 명의가 적혀 있어 해당 정당이 게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현수막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최근 MBC 설 특집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10월 유신을 내란으로 규정한 발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홍 시장은 당시 방송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10월 유신을 통해 국회를 해산하고 헌법 기능을 정지시킨 것은 전형적인 내란"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서는 “헌법이 인정한 대통령의 비상대권"이라며 내란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방송 이후 일부 보수 성향 커뮤니티에서는 홍 시장의 발언을 두고 반발이 이어졌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을 둘러싼 과거 홍 시장의 발언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이번 현수막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게시된 것으로 보인다.
현수막 문구 중 '5·18 폭동'이라는 표현을 두고 일부에서는 법적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995년 제정된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은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비방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이번 현수막이 해당 법 조항에 적용될 수 있을지는 추가적인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온라인에서는 현수막 철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공공장소에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표현이 허용돼도 되는가"라며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이번 현수막 논란에도 어김없이 온라인에서는 “대구가 대구했네"라는 반응이 등장했다. 이 표현은 특정 정치적 성향이 강한 지역적 특성을 지적하는 온라인상 은어로, 대구를 부정적인 시각에서 평가하는 맥락에서 사용되는 표현이다.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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