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 의원, "국민의힘 당사를 서울구치소로 옮겨라"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인간적 도리 왜 이제서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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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면회를 마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이 3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대통령을 접견했다. 당 지도부는 '인간적인 도리'를 내세운 개인 자격의 면회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으나,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권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30분간 윤 대통령을 면회했다. 나 의원은 윤 대통령 측 제안으로 접견에 합류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국민들의 마음을 잘 모으고 나라를 잘 이끌어 가달라는 취지의 말씀이 있었고, 계엄을 왜 하게 됐는지에 대한 얘기도 있었다"며 "2030 청년들이나 다른 세대들, 우파 내에서도 다양한 분들이 계시니까 잘 어우러져서 국민들의 지지를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부터 시작해 특검 등으로 도저히 업무를 할 수가 없었고, 계엄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면서 "나라에 대한 걱정이 굉장히 많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보와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우리 경제의 어려움에 걱정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함께 접견한 나 의원도 "의회 독재로 국정이 마비되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어 이런 조치를 했다. 이번 계엄을 통해 국민이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1당이 마음대로 한, 국정을 사실상 마비시킨 여러 행태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국회의 상황이라든지 헌법재판소의 재판 과정의 편향적인 부분 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 대통령 구속 수감 후 첫 접견을 갖자 대통령의 '옥중 정치'에 보조를 맞추는 것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차라리 국민의힘 당사를 서울구치소로 옮기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권영세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의 윤석열 면회는 인간적 차원의 면회가 아니다. 당과 대통령이 만나 현안에 대한 총체적 대응을 위한 쌍권총 회동"이라며 "당내 및 원내 전략, 헌재 탄핵 심판 및 형사 재판 대응 등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지침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집권 여당 1, 2인 자라면 현 상황에서 내란수괴와의 인간적 관계를 끊고 사죄하는 자세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선공후사가 우선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내란수괴와 절연하지 못하고 내란수괴에게 당에 기생할 빌미를 주면 패가 망신한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서도 지도부를 향한 쓴소리가 나왔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인간적 도리를 왜 이런 방식으로, 이제 서야 하나"며 "대통령이 국민의 지지를 받아 온전하게 임기를 마무리하도록 진짜 민심을 전달하고,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 여당 지도부와 참모들의 인간적 도리가 아니었던가"라고 했다. 이어 "임기 중에는 듣기 좋은 소리만 하다가 대통령이 구속되고 나서야 새삼스럽게 인간적 도리를 다하기 위해 대통령을 만난다는 건 비겁하다"며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만나는 일정을 개인적 차원이라고 변명하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그것은 국민의힘의 공식적인 입장인 것처럼 비춰 질 것이고 무책임해 보인다.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권 비대위원장은 "왜 구치소까지 찾아가느냐고 그러는데 구치소에 집어넣었으니 구치소를 찾아갈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받아쳤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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