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 48대 속도 25m/분→15m/분
68일 경과 시점 사고 16→1건, 94%↓
"너무 느려" 민원 나와, 속도 20m/분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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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도시철도 역사 에스컬레이터에 '넘어짐 사고 많은 곳' 안전표시가 부착돼 있다. <대구교통공사 제공> |
대구지역 도시철도 역사 내 에스컬레이터의 속도를 낮춘 결과, 승객 '넘어짐 사고'가 9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에스컬레이터가 너무 느려졌다는 일부 민원도 발생해, 향후 안전성과 편의성 간 균형 찾기가 과제로 남았다.
5일 대구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68일간 도시철도 역사 내 에스컬레이터 48대의 속도를 하향 조정했다. 그 결과 이 기간 발생한 안전사고는 단 1건에 그쳤다. 운행속도 조정 이전 68일간(16건)과 비교하면 사고가 94% 감소한 것이다.
앞서 공사는 지난해 11월 승강기 안전사고 저감대책의 일환으로 주요 에스컬레이터 운행속도를 낮췄다. 최근 5년(2019~2023년)간 대구 도시철도 역사 내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는 1천174건이다. 이중 노약자가 전체 사고의 83%를 차지했다. 특히, 전체 에스컬레이터의 8%에 불과한 48대에서 전체 사고의 36%가 집중됐다.
사고는 주로 노약자들이 손수레·짐을 들고 상향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났다. 이에 공사는 지난해 11월부터 단계적으로 주요 에스컬레이터 48대의 운행 속도를 기존 25m/분→15m/분으로 낮췄다.
에스컬레이터 운행속도를 낮춘 후 68일이 경과한 시점에 분석한 결과, 사고가 크게 줄었다. 속도 조정이 사고 예방에 효과적인 대책임을 입증한 결과라고 공사는 자체 분석했다.
다만, 에스컬레이터 운행속도 조정 이후 "너무 느리다"라는 내용의 민원이 공사에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공사측은 일부 에스컬레이터 운행 속도를 20m/분으로 다시 상향 조정하고, 안전성과 이용 편의성에 대한 데이터를 추가로 수집해 분석할 방침이다.
김기혁 대구교통공사 사장은 "에스컬레이터 속도 조정을 통해 사고 예방 효과가 입증됐지만, 시민 불편을 고려해 속도를 상향했다"며 "추가적인 안전성 및 편의성 분석을 통해 시민이 만족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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