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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 현수막 펄럭이는 대구지역 대학가 골목…상가 폐업세 심상찮아

2026-06-12 17:43


12일 오후 2시 대구 북구 경북대 북문에 위치한 2층 건물 공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12일 오후 2시 대구 북구 경북대 북문에 위치한 2층 건물 공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한때 인기가 높았던 대학가 상권이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대구지역 주요 대학가 상가 공실률이 대구 도심 상권보다 공실률이 높아지는 등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오후 2시쯤 대구 북구 경북대 북문 상가 일대. 영남일보 취재진이 거리 곳곳을 다녀보니 임대를 구한다는 문구와 부동산 전화번호가 있는 상가가 다수 포착됐다. 100m마다 공실인 상가를 쉽게 찾을 수 있었으며, 맞은편 거리 상가 전체가 비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1~2층을 함께 쓰는 상가, 2~3층에 위치한 고층 상가, 5평 남짓의 소형 상가 등 공실 상가 형태도 다양했다. 17년째 경북대 북문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웅 커피와빵 대표는 "'대학 상권이 좋다'는 건 옛말이다. 경북대 북문만의 문제가 아니고, 경기가 어렵다 보니 모든 상권이 살아남기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최근 인근에서 문 연 상가를 살펴보면 1~2년을 넘기는 상가를 찾아보기 어려워 같은 자영업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대구시 달서구 계명대학교 일대와 대구 북구 태전동 대구보건대학교 일대 사정은 더 좋지 않았다. 계대정문 음식문화거리 일대는 다양한 음식과 제품을 판매하는 상가로 빡빡하게 채워졌지만, 곳곳에서 공실인 상가가 있었다.


대구보건대의 경우 주요 도로인 큰 길목 전체가 거대한 '공실' 상권이었다. 중대형 상가 4~5개가 줄지어 '임대' 현수막을 단 채 방치돼 있었다. 골목길 곳곳에 위치한 소규모 상가도 미처 간판을 떼지 못한 채 폐업했거나, 문을 닫은 지 너무 오래돼 '상가 임대' '조건 맞춰드림' '철거 문의' 등 각종 스티커가 붙여져 있기도 했다.


12일 오후 3시쯤 대구보건대학교 인근 상권에는 4~5개 중대형 상가가 줄지어 임대 현수막을 붙인 채 몇 년째 공실을 유지하고 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12일 오후 3시쯤 대구보건대학교 인근 상권에는 4~5개 중대형 상가가 줄지어 '임대' 현수막을 붙인 채 몇 년째 공실을 유지하고 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R-ONE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계명대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4.9%로 지난해 같은 기간(22.1%) 대비 2.8% 늘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019년 1분기 공실률이 18.4%였던 것과 비교하면 7년 새 7%가깝게 올랐다.


경북대북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경북대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9.3%로, 전년 동기(17%) 대비 2.3% 늘었다.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도 크게 늘었다. 경북대북문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8.1%로, 지난해 1분기 공실률 0%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소규모 상가의 공실이 단 한 곳도 없었으나, 2~3분기 3.4%로 늘어나더니 4분기에 8.1%로 공실률이 치솟으면서 지금까지 현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대구지역 전체 중대형 상권 공실률이 18.3%인 것과 비교하면 경북대북문은 1%, 계명대는 6.6%나 높다. 공실이 늘어나며 대학 상권이 위축되자 인근 상인들의 아쉬움도 커지고 있다.


30년째 대구보건대 상권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김영옥 소문난떡볶이 대표는 "처음 문을 연 이후 한동안은 인근 상가도 가득 차고, 방문자도 가득해 한때 칠곡의 번화가로 꼽힐 정도였다"며 "지금은 학교 일대에 공실이 너무 넘쳐나다보니 상권이 점점 죽어가는 게 느껴진다. 과거의 학생들로 북적거리던 거리가 그립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대학 인근 공실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는 상권 축소, 학생 감소, 경기 침체 등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섞인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대학가 장사는 '학기 중'이 대목이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온라인 강의가 활성화됐고, 몇 년간 대학생들이 등하교를 할 일이 크게 줄었다. 여느 상권보다도 '학생' 소비자의 비중이 컸던 대학가 앞 상가들이 도미노처럼 문을 닫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


게다가 대학생들의 특성상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는 경우도 상당수다. 경기 침체로 돈을 버는 주체인 부모들의 지갑 사정이 좋지 않아 자녀들에게 주는 용돈이 줄다보니 자녀들도 지갑을 쉽게 열지 않는 것이다.


경북대북문에서 만난 경대우성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의 타격도 컸지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모에게 용돈을 의존하는 학생들의 지갑 사정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며 "특히 2024년 대경선이 개통된 이후, 경북 지역에 거주하던 대학생 상당수가 자취 대신 통학을 선택하면서 상권의 배후 인구 자체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12일 오후 4시쯤 대구 달서구 계명대 앞 계대정문 음식문화거리에 공실인 상가.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12일 오후 4시쯤 대구 달서구 계명대 앞 '계대정문 음식문화거리'에 공실인 상가.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어 "예전에는 북문을 가득 채웠던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들마저 지금은 대부분 철수했고 새로운 상가가 들어오는 속도도 매우 더디다"며 "사회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회복되지 않는 한, 대학가 상권만 홀로 살아나기는 요원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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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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