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인 직장 내 괴롭힘 확인"
과도한 의전 요구와 사적 업무 지시
市, 직장 내 괴롭힘 심의위원회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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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숨진 6급 여성 팀장의 남편 B씨는 직접 괴롭힘에 대한 직원들의 증언을 희망하면서 '얼마나 힘들었으면... 왜... 도대체 무슨 일이... 제발 도와주세요', '외로웠던 엄마를 위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라도 알 수 있게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팻말을 들고 시청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경북 영주시에서 발생한 6급 여성 공무원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 영주시 자체 조사위원회가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음을 인정하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영주시는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관련자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2일, 경북 영주시 문수면의 한 도로에 세워진 차 안에서 영주시청 소속 여성 공무원 A(53)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유족들은 직장 내 괴롭힘이 사망의 원인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영주시는 '직장 내 괴롭힘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건의 진상을 조사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영주시로부터 제출받은 'A 팀장 직장 내 괴롭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위원회는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된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조사위원회는 외부 공인노무사 2명으로 구성됐으며, 보고서를 통해 A씨가 상급자로부터 반복적이고 체계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보고서에는 A씨가 '2024년 민원 서비스 종합평가 데이터'를 부풀리라는 부당한 지시를 받았으나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발생했고, 이후 업무에서 배제됐다는 동료 직원들의 진술이 포함됐다. 조사위는 "이 사건이 단순한 업무 갈등이 아니라 반복적이고 체계적인 직장 내 괴롭힘의 일부"라고 결론지었다.
보고서는 또한 A씨가 본연의 업무 외에도 상급자로부터 개인 운전기사 역할을 강요받았으며, 특정 요일에 점심시간 동안 상급자를 모시는 '간부 의전'까지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사위는 "상급자의 행위가 직장 내 수평적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A씨에게 지속적인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상급자는 "A씨를 배제하거나 보복성 인사를 한 적이 없으며, 민원 데이터 수정을 지시한 적도 없다"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영주시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직장 내 괴롭힘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관련자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글·사진=손병현기자 w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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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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