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통령 진심 사과, 국민통합으로 나아가야"
민주당은 "최후 진술마저도 남탓·변명·망상"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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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 심판 10차 변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자신의 탄핵 심판 최후 진술에서 12·3 비상계엄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임기 단축 개헌을 시사하자 여야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이제는 국민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사실상 환영의 뜻을 밝힌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끝까지 내란을 뉘우치지 않았다"고 비판한 것이다.
국민의힘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윤 대통령 최후 진술 직후 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했고, 국정의 안정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임기 단축 개헌을 제안하며 국민통합을 간곡히 요청했다"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을 존중하며,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길에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민의힘 측은 이번 탄핵심판이 대한민국이 성숙해지는 단계가 될 것이라며 헌재 판단에 기대를 표했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중요한 순간이며, 우리 사회가 법과 원칙을 지키는 국가로서 더욱 성숙해지는 단계가 될 것"이라며 "헌법재판소는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신중하고 공정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여 국정의 안정을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의 안정을 지키고, 분열을 넘어 국민통합을 이루는 것이다. 우리 정치권 모두가 소모적인 갈등을 멈추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한 걸음 나아가야 할 때"라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고, 법치주의와 헌정질서를 수호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끝까지 내란을 인정 않는 내란 수괴의 후안무치한 변명"이라고 윤 대통령의 최후 진술을 깎아 내렸다. 조 대변인은 "내란 수괴 윤석열은 마지막까지 파렴치한 거짓말과 억지 주장으로 탄핵 심판정을 더럽혔다"면서 "끝까지 내란을 뉘우치지도, 포기하지도 않았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는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내란 수괴 윤석열을 하루 속히 파면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윤석열은 최후 진술마저도 남탓과 변명, 망상으로 일관했다. 내란에 대한 참회나 국민에 대한 진정 어린 사과는 없었다"면서 "윤석열이 내뱉은 망상은 끔찍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야당에 근거 없는 색깔론을 뒤집어 씌우며 '반국가세력'으로 몰아세웠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수많은 증언과 증거가 쏟아졌는데도 대통령 측이 '호소용 계엄', '평화적 계엄' 같은 단어를 쓴 것을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무장한 군병력이 국회와 선관위에 들이닥치고, 온갖 인사들을 불법 체포하려 해놓고, 국민께서 보고 들은 모든 것이 신기루라고 우기는 꼴"이라고 했다.
개헌 및 선거제 개편에 대해서도 그는 "복귀 구상을 밝힌 대목은 섬뜩하기까지 하다"며 "아직도 내란의 헛꿈을 버리지 못한 범죄자가 다시 권력을 잡게 된다면 대한민국 헌정질서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빠져들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12·3 비상계엄에 대해 "국가가 망국적 위기 상황에 처해있음을 선언하고 주권자인 국민들께서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함께 나서 달라는 절박한 호소"라고 발혔다. 그러면서 향후 계획에 대해 윤 대통령은 "제가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먼저 87체제를 우리 몸에 맞추고 미래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개헌과 정치개혁의 추진에 임기 후반부를 집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 뜻을 모아 조속히 개헌을 추진하여, 우리 사회 변화에 잘 맞는 헌법과 정치구조를 탄생시키는 데 신명을 다하겠다"며 "개헌과 정치개혁 과정에서 국민통합을 이루는 데도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업무에 대해서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을 감안해 대통령은 대외관계에 치중하고 국내 문제는 총리에게 권한을 대폭 넘길 생각"이라도 강조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