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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영 위원의 세상 들여다보기] '세대(世代)에게 세대를 묻다'

2025-03-07
[장준영 위원의 세상 들여다보기] 세대(世代)에게 세대를 묻다
디지털 논설위원
'어린 아이가 성장하여 부모 일을 승계할 때까지의 30년 정도되는 기간' '같은 시대에 살면서 공통의 의식을 가지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 전체' '한 생물이 생겨나서 생존을 끝마칠 때까지의 기간'. 이 풀이가 가리키는 말은 '세대(世代)'다. 익히 아는 단어이긴 하나, '차이(差異)'를 필두로 '갈등'이나 '분열' 등이 결합된 관용구로 입에 오르내릴 때면, 언젠가부터 묘한 긴장감과 불편함을 동반하는 경우가 잦다. 나이나 특성으로 특정 연령대를 지칭할 때도 세대가 등장한다. 출생시점으로 엄격하게 규정하기에는 논란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광복 및 6·25 세대(1954년 이전), 베이비붐 세대(1955~1964년), X 세대(1965~1979년), 밀레니얼(M) 세대(1980~1994년), Z 세대(1995~2009년), 알파 세대(2010년 이후) 등으로 구분한다. 이런 표현 역시 자연스럽게 시쳇말로 녹아들면서 이런저런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데 자주 소환된다.

얼마 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하나가 눈길을 끈다. 제목이 주는 흡입력이 상당하다. '세대에게 세대를 묻다'. 내가 또는 내 또래가 속한 연령층이나 다른 연령층의 생각과 의식은 어떤지, 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파악하고 참고하는 데 유용하겠다 싶었다. 전국의 성인 남녀 1천명(알파 세대 제외)을 대상으로 실시한 다양한 항목의 조사에서 M 세대 86%를 포함, 응답자의 82% 이상이 '한국 사회의 세대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그리고 74%는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을 '언론 보도'로 꼽았다. 뉴스를 이용할 때 알고리즘 추천에 의존하는 비율은 베이비붐 세대 20.4%, M 세대 39.4%였으나 Z 세대는 63.8%를 기록,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수십년 전부터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가 실종되면서, 이 땅엔 갈등과 반목, 분열과 증오의 그림자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훼손하고 더럽히는 그들만의 보수와 진보가 판을 친다. 그러면서 다양한 갈라치기로 존재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다. 지역 및 색깔과 남녀도 모자라, 이젠 세대 갈등도 먹잇감이다. 극단의 성향을 드러내는 팬덤이 3류 정치꾼들에겐 든든한 보호막이자, 원군이다. 진영논리를 바탕으로 권력쟁취와 자기이익 외엔 중요한 게 별로 없다. 각 세대는 같은 시대를 살면서 공통된 사회·문화적 기반이 있으나 정치와 이념이 유입되는 순간, 괴물 같은 모습으로 분열되기 십상이다. 의도를 갖고 위험성을 부풀리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하지 말자.
장준영 디지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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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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