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디지털 논설위원 |
얼마 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하나가 눈길을 끈다. 제목이 주는 흡입력이 상당하다. '세대에게 세대를 묻다'. 내가 또는 내 또래가 속한 연령층이나 다른 연령층의 생각과 의식은 어떤지, 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파악하고 참고하는 데 유용하겠다 싶었다. 전국의 성인 남녀 1천명(알파 세대 제외)을 대상으로 실시한 다양한 항목의 조사에서 M 세대 86%를 포함, 응답자의 82% 이상이 '한국 사회의 세대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그리고 74%는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을 '언론 보도'로 꼽았다. 뉴스를 이용할 때 알고리즘 추천에 의존하는 비율은 베이비붐 세대 20.4%, M 세대 39.4%였으나 Z 세대는 63.8%를 기록,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수십년 전부터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가 실종되면서, 이 땅엔 갈등과 반목, 분열과 증오의 그림자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훼손하고 더럽히는 그들만의 보수와 진보가 판을 친다. 그러면서 다양한 갈라치기로 존재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다. 지역 및 색깔과 남녀도 모자라, 이젠 세대 갈등도 먹잇감이다. 극단의 성향을 드러내는 팬덤이 3류 정치꾼들에겐 든든한 보호막이자, 원군이다. 진영논리를 바탕으로 권력쟁취와 자기이익 외엔 중요한 게 별로 없다. 각 세대는 같은 시대를 살면서 공통된 사회·문화적 기반이 있으나 정치와 이념이 유입되는 순간, 괴물 같은 모습으로 분열되기 십상이다. 의도를 갖고 위험성을 부풀리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하지 말자.
장준영 디지털 논설위원

장준영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