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이어 대구서 둘째이자 순수 제조사론 첫 사례
주력 램프 부문과 전동화 신사업 동반 성장이 이룬 성과
에스엘 진량공장 전경. 영남일보DB
대구 대표 자동차부품 기업 에스엘<주>이 매출 5조원 시대를 열었다. 대구 제조업체 최초이자 대구 전 업종 통틀어도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동구 혁신도시)를 제외하면 처음이다. 경제계는 대구에 본사를 둔 제조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확장성을 확인한 것은 물론, 대구 제조업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5면에 관련기사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엘은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조2천399억원, 영업이익 4천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4%, 영업이익은 3.0% 증가한 액수다. 관세 여파와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 등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서 거둔 성과로 평가받는다.
에스엘의 '매출 5조 클럽' 가입은 무엇보다도 국내 차부품업계의 지형도를 바꿨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비수도권에 본사를 둔 차부품사 중 연매출 5조원을 상회하는 기업은 현대트랜시스(충남 서산, 2024년 12조7천463억원), 한온시스템(대전, 2025년 10조8천837억원), 현대위아(경남 창원, 2025년 8조4천815억원) 등 손에 꼽힐 정도다. 특히 현대차그룹 계열사를 제외하면 한온시스템이 유일하다.
기존 초대형 차부품사들이 수도권·충청권·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 집중돼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에스엘의 이번 성과는 대구경북을 연고로 성장해 온 순수 토종기업으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또한 대구 차부품업이 글로벌 무대에서도 타지 최상위권 업체에 뒤지지 않는 확고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하는 상징적 지표로 여겨진다.
현재 에스엘은 전동화·로보틱스 등 고부가가치 미래 모빌리티 부품군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장하고 있다. 이들의 체급 성장으로 대구 차부품 생태계 전반에 낙수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전동화 부문의 성장은 기존 내연기관 위주였던 대구 협력사들의 미래차 전환을 가속화하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에스엘의 사업별 실적을 살펴보면, 주력 사업인 램프 부문이 전체 매출의 78.2%인 4조1천3억원을 기록했다. 북미·인도 등 주요 글로벌 거점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LED 헤드램프 장착 비중이 확대되는 데 힘입은 결과다. 전동화 부문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과 측면바디제어모듈(SBCM) 등 신규 아이템의 성공적인 양산으로 6천376억원(12.2%)의 매출을 기록하며 견고한 성장을 뒷받침했다.
김보근 대구상공회의소 경제조사부장은 "에스엘의 매출액 5조원 돌파는 대구 제조업도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이며, 더불어 현대차 로보틱스 부품 수주와 전기차 부품 매출이 안정화됐다는 증거"라며 "대구 제조업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고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희망을 가지게 하는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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