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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시선과 창] 엄마까투리와 콘텐츠 IP

2025-03-12

가능성 높은 콘텐츠IP 발굴

적정 규모 펀드로 확장 집중

OTT에 맞서는 경쟁력 확보

악조건 극복 엄마까투리서

지역 콘텐츠 성공 길 찾아야

[시선과 창] 엄마까투리와 콘텐츠 IP
이종수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장 파리5대학 사회학 박사

우리나라의 대표 애니메이션 가운데 하나인 '엄마까투리'가 3월12일 생일을 맞는다. 2011년 고(故) 권정생 작가의 동화 '엄마까투리'를 원작으로 경북도와 안동시가 제작지원한 동명의 애니메이션이 극장에서 상영된 날을 기념해서다.

해마다 생일 행사를 진행할 정도로 엄마까투리는 우리 지방자치단체에서 제작지원한 문화콘텐츠 가운데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14년 전 극장판 애니메이션에 이어 몇 년간 제작을 준비해 TV애니메이션 시리즈로 거듭 태어났다. 2016년 EBS에서 시즌 1 방영을 시작한 뒤 지난달 26일부터 시즌 6 방영을 시작한 장수 프로그램으로 발전했다. 엄마까투리는 원 소재인 동화가 애니메이션, 뮤지컬, 장난감, 캐릭터산업 등 다양한 콘텐츠로 발전한 OSMU(One Source Multi Use)의 전형이다. 이 로컬 콘텐츠의 성공은 다양한 숫자로도 입증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과 프랑스 등 해외 29개국에 진출, 라이선싱 수익만 137억여원을 벌었다. TV시리즈 시즌 1·2에 예산을 투입한 경북도는 투입 대비 163%의 수익을 거두었다.

엄마까투리 IP(지식재산, Intellectual Property)가 이렇게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만큼 인프라와 인력 등 지역의 콘텐츠 환경이 매우 척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 독창성을 살린 동화를 모태로 민관이 지혜롭게 협력, 다양한 전략을 짜서 악조건을 극복하고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새삼스레 엄마까투리 사례를 인용한 이유는 콘텐츠 IP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이제 콘텐츠 IP는 OSMU를 넘어 장르·플랫폼·브랜딩 확장 등을 통해 다양한 분야와 연결을 의미하는 자원으로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성공한 콘텐츠 IP는 콘텐츠 산업뿐만 아니라 관광, 유통, 소비재 등 여러 연관 산업에도 큰 파급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영화와 드라마 등 콘텐츠 업계 전반에서 IP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IP 확보에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았지만 시즌 1 흥행에 따른 추가 수익은 받을 수 없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 전체 제작비를 부담하고 드라마 IP 소유권을 갖는 오리지널 제작 계약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OTT의 등장으로 IP를 확보하는 것이 제작비를 확보하는 것보다 더 높은 가치가 있다는 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IP의 무한한 확장과 가능성은 좋은 IP를 찾아 어떤 콘텐츠로 만들 것인지에 집중하는 데 달려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를 반영하듯 정부도 제작사들의 IP 확보에 중점을 두는 정책을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10월 'K-콘텐츠·미디어 펀드'를 출범시킨 뒤 콘텐츠 IP확보에만 9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그 하나다. OTT와 맞서 글로벌 경쟁력 있는 영상콘텐츠 IP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지역의 콘텐츠기업이 대규모 펀드를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 기업 규모나 IP개발 현황을 볼 때 '그림의 떡'일 수도 있다. 이런 괴리감을 메울 수 있는 방안으로 엄마까투리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큰 규모는 아니더라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콘텐츠 IP를 찾아 적정 규모의 펀드로 확장시킬 수 있는 방안에 집중하면 된다. 언제나 그랬듯 가까운 곳에서부터 답을 찾자. 가장 지역적인 것에 가장 세계적인 보물이 있다.
이종수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장 파리5대학 사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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