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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병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대구경북본부장 |
2006년 11월 초 영국 런던의 몇 개 노선에서 지하철을 타보았다. 세계 최초인 1863년 1월10일 패딩턴역과 패링던역 6㎞ 구간에 개통된 런던 지하철은 언더그라운드(the Underground) 혹은 튜브(the Tube)로 불리며, 빨간 이층버스와 함께 런던의 주요 대중교통 상징이다. 19세기에 건설된 지하터널 구간을 아직도 일부 사용하고 있고, 폭이 좁은 열차가 다니고 있어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다. 덩치 큰 흑인과 백인 승객들이 무릎이 닿을 듯 서로 마주 보고 앉아 거의 모두가 말없이 책이나 신문을 보는 장면이 뇌리에 남는 그런 지하철이었다.
19세기 중반 런던 지하철은 오늘날 전 세계 대도시의 주요 대중교통 수단인 지하철의 역사가 시작된 순간으로, 당시 런던은 산업혁명의 중심지로 인구 250여만 명의 세계 최대 도시였다. 우리나라에서 건설된 최초의 지하철은 1971년 4월12일 착공하여 1974년 8월15일 개통한 서울 지하철 1호선(서울역~청량리)으로, 이는 세계에서 22번째 지어진 지하철 노선이다.
대도시 대중교통의 핵심인 대구 지하철은 1995년 3월20일 대구시지하철공사(현 대구교통공사) 설치조례가 공포되면서 비로소 시작되었다. 그해 8월1일 공사 설립인가와 함께 11월20일 공사가 창립되어 닻을 올렸다. 마침내 1997년 11월26일 1호선 진천~중앙로(14개역, 10.3㎞) 1단계 개통으로 시민들은 대구에서 지하철을 타보게 되었다. 이후 1998년 5월10일 1호선 전 구간(진천~안심, 29개역, 24.9㎞) 개통으로 대구는 시내버스와 함께 지하철로 대중교통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2005년 10월 2호선 전 구간(문양~사월, 26개역, 28.0㎞) 개통, 2015년 4월 국내 최초의 모노레일 형태의 지상철 3호선 전 구간(칠곡경대병원역~용지, 30개역, 23.1㎞)이 개통되었다. 이어 동대구역을 거쳐 엑스코로 가는 12.6㎞의 4호선 건설계획도 착착 진행되어 본격적인 도시철도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작년 말 구미~대구역~경산역을 오가는 대경선 개통과 1호선 하양 연장구간의 개통으로 도시철도는 이동의 편리함을 더하고 있다. 하루평균 45만9천여 명의 수송 인원, 운수 수익 3억3천여만 원을 보인 이후 코로나19로 승객이 줄고 무임승차의 증가로 수익 면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1억4천421만여 명을 수송한 대구도시철도는 과거의 아픔과 슬픈 기억을 뒤로하고 시민의 편리한 발이 되기 위해 오늘도 새벽부터 심야까지 쉬지 않고 시민의 생활을 돕고 있다. 한 번쯤은 도시철도의 역사를 되새기며 문양과 하양으로, 구미와 경산으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대구경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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