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속으로]사소한 ‘쓰레기’ 다툼이 방화·흉기 난투로…80대 남성 항소심서 감형](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4/news-p.v1.20250402.be94d836f7e748d2a9abe84efa06c170_P1.jpg)
대구고법. 영남일보 DB
대구 달성군에 거주하는 80대 노인 A씨. A씨는 옆집에 살던 B(62)씨와 알고 지낸지 40년 이상 된 이웃사촌이다. 얼핏 가족 같은 사이로 보였지만 실상은 달랐다. 평소 B씨 집에서 A씨의 주거지로 빗물이 넘어오는 일로 서로 언성을 높이는 일이 잦았다. 특히, 지난해 초 각 주거지 앞 작은 도랑의 소유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상황은 더 악화일로로 치닫았다.
지난해 7월 8일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이날 오전 7시30분쯤 A씨가 쌓아 둔 쓰레기를 본 B씨 가족 중 한 명이, A씨를 찾아가 욕설을 퍼부었다. 모욕감을 느낀 A씨는 흥분한 나머지 B씨 집에 불을 지르고, 가족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같은날 밤 11시40분쯤 A씨는 B씨 집 대문을 열고 몰래 들어가 불을 붙였다. 불은 현관 전체와 거실 천장까지 금세 번졌다.
화들짝 놀란 B씨는 호스로 물을 뿌리며 진화에 나섰다. 가족들은 모두 밖으로 피신시켰다. 당시 문 앞에 서 있던 A씨와 마주친 B씨 가족들은 그가 진화작업에 도움을 주러 온 줄 알고 순간 고맙게 여겼다. 하지만 명백한 오판이었다. A씨는 B씨 가족 중 한 명의 왼쪽 어깨와 팔뚝에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렀다.그는 약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이어 A씨의 발길은 B씨에게 향했다. A씨는 아직 불길이 잡히지 않은 집 안으로 들어가 B씨를 향해 다시 흉기를 휘둘렀다. 하지만 B씨의 저항이 심해 흉기를 떨어뜨리자, 다른 둔기로 공격했다. B씨는 머리 및 목 등에 2도 화상을 입었다.
A씨는 살인미수 및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기소됐다.지난해 11월 14일 대구지법 서부지원은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하지만 2일 항소심 재판부인 대구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왕해진)는 원심판결을 깨고,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 범행 경위나 수법을 볼 때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다만, 피고인이 만 85세의 고령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민사소송에서 피해자(원고)들과 원만히 합의하고 피해자들 일부가 처벌을 원치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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