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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유심 대란…‘주말 통째로 날렸다’ 이용자들 분통

2025-04-27 12:54

시내 대리점 긴 줄…재고 소진에 발길 돌려
28일부터 무상 교체 시작…‘대리점 전쟁’ 예고

SKT 유심 대란…‘주말 통째로 날렸다’ 이용자들 분통

지난 26일 서울 시내 한 SKT 대리점에서 고객들이 유심을 교체하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북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34)씨는 지난 26일 오전 유심을 교체하려고 동성로 SK텔레콤 매장을 찾았다가 허탕을 쳤다. 집 근처 대리점에는 재고가 없을 것 같아 일부러 시내까지 나왔지만, 매장에 도착하자마자 “유심이 모두 떨어졌다"는 말을 들었다. 김씨는 “직장인 입장에선 주말 하루를 완전히 버린 셈"이라며 “돈을 주고 사겠다고 해도 구하기 힘든데, 공짜로 준다는 28일부터는 대리점마다 아수라장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같은 날 중학생 아들과 함께 유심을 바꾸러 나선 주부 박모(48)씨도 빈손으로 돌아갔다. 박씨는 매장에서 “지금 당장은 교체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박씨는 “아이도 계속 불안해해서 얼른 바꾸려고 나왔는데, 정작 피해를 본 우리가 왜 이렇게 힘들게 뛰어다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SK텔레콤의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태 이후 주말 내내 대리점에선 혼란이 이어졌다. 유심(USIM) 교체를 원하는 이용자들이 대거 몰렸지만, 준비된 물량이 부족해 허탕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용자들은 “유심 하나 바꾸려다 주말 하루를 날렸다", “월요일부터는 아예 전쟁터가 될 것 같다"며 대리점 앞에서 불만을 쏟아냈다.

유심은 휴대전화 사용자를 인증하고 식별하는 핵심 장치다. 이 정보가 유출되면 불법으로 복제 유심을 만들어 문자메시지(SMS)를 가로채거나 명의를 도용하는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 이번 유출에서는 고객 고유식별번호 등 민감한 정보까지 빠져나간 정황이 확인되면서 이용자들의 불안이 커졌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SK텔레콤은 오는 28일부터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을 무료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안을 느낀 이용자들의 발길을 막지는 못했고, 주말 동안 대리점마다 긴 줄이 이어졌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거나 재고가 부족해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속출했다. 평소 하루 1천건 안팎이던 유심 교체 수요가 이번 사태로 수만건으로 치솟자, 대리점이 이를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혼란이 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반나절 기다려 겨우 교체했다", “전화도 안 받는 매장이 많다"는 글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피해자인 우리가 왜 직접 매장을 찾아야 하느냐", “택배로 유심을 보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성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SK텔레콤 측은 “28일 오전 10시까지 최대한 많은 물량을 확보하겠다"며 “현장에 유심이 없으면 예약 후 재방문하거나, 유심 보호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고 했다. 유심 보호 서비스는 타 단말기에 유심을 꽂아도 통신 연결을 차단해 개인정보 도용을 막는 기능이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번 사태로 18일부터 27일까지 자비로 유심을 교체한 고객들에게는 요금에서 해당 비용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환급하기로 했다. 알뜰폰 가입자도 무상 교체 대상에 포함됐지만, 워치나 일부 키즈폰 등 eSIM 전용 단말기는 이번 교체 대상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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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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