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방범어타운2차·중동희망지구·만촌3동재개발 등
조합-시공사 ‘공사비 합의’ 도출해 후속 단계 진행
가든하이츠1단지는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가동
동구 신암뉴타운 4구역도 건축심의 통과해 ‘속도’
2024년 86%의 동의율을 확보, 추진위 설립을 승인받고 조합 설립 단계에 들어간 대구 수성구 범어동 장원맨션 전경. 영남일보DB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공사비 갈등으로 고사 위기에 몰렸던 대구지역 정비사업지들이 '비용 현실화'를 선택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조합과 시공사가 사업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폭탄보다 공사비 인상을 통한 사업 재개가 유리하다는 실리적 판단을 내리면서, 10년 가까이 멈춰있던 사업장들이 줄지어 본궤도에 복귀하는 모습이다.
◆수성구 주요 단지, '공사비 갈등' 매듭짓고 분양·착공 속도
가장 뚜렷한 변화는 수성구 일대 핵심 사업장에서 포착된다. 최근 '중동희망지구 재건축'과 '만촌3동 재개발' 조합은 시공사와의 마라톤 협상 끝에 공사비 증액안을 가결했다. 당초 3.3㎡(1평)당 450만 원 수준이었던 공사비를 650만 원 선으로 약 44% 올리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러한 결단은 즉각적인 행정 절차로 이어졌다. 2014년 조합 설립 이후 답보 상태였던 중동희망지구는 지난달 대구 수성구청에 관리처분계획을 접수하며 이주와 철거를 앞두게 됐다.
중동희망지구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수근씨(58)는 "10년 넘게 펜스만 쳐져 있어 동네가 삭막했는데, 최근 조합에서 이주 안내문을 돌리면서 상가 권리금이나 이사 문의가 다시 늘고 있어 기대가 된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복순 중동희망지구 조합장은 "협상단 구성 후 9개월간의 줄다리기 끝에 합의를 이뤘다"며 "2027년 착공과 일반 분양을 목표로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규 추진 단지도 '탄력'… 범어동 일대 재건축 동의율 급증
수성구 범어동 '우방범어타운 2차' 역시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과 공사비 합의안을 도출하고 다음 달 중순 일반 분양을 예고했다.
공사비 협상의 물꼬가 트이자 신규 정비사업 추진 단지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범어동 '장원맨션'은 지난 1월 추진위원회 설립 이후 단 3개월 만에 주민 동의율 86%를 확보하며 조합 설립 단계에 진입했다. 수성구의 한 노후 아파트 거주자 김성주씨(62)는 "공사비 때문에 재건축이 다 망한다는 소리에 포기하고 있었는데, 옆 단지가 증액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차라리 분담금을 더 내더라도 빨리 새집에 들어가자는 주민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인근 '가든하이츠 1단지'(1985년 준공) 역시 지난달 말 추진위 구성을 위한 행정 절차에 착수하며 본격적인 재건축 레이스에 가세했다. 동구 '신암뉴타운'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신암 4구역은 최근 대구시 건축심의를 조건부 통과하며 1천112 가구 규모의 대단지 건립에 속도를 붙였다. 철거가 완료된 신암 1구역은 시공사인 코오롱글로벌과 조합원 분담금을 확정하고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막바지 계약률 조정 협상을 진행 중이다.
◆'공멸 위기' 공감대가 만든 리스크 분담 구조
이처럼 대구지역 정비사업이 다시 활기를 띠는 배경에는 '지연이 곧 손실'이라는 조합원들의 인식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사업이 1년 늦어질 때마다 불어나는 이자 부담이 공사비 인상분보다 크다는 계산이 선 것이다.
대구 건설업체 HS화성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시공사의 증액 요구에 전면 대결로 맞섰던 조합들이 최근에는 사업의 연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비용을 분담하는 '실리 노선'을 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인상된 공사비가 일반 분양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는 만큼, 향후 미분양 리스크를 뚫고 청약 시장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확보할지가 사업 성패의 최종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재건축·재개발 추진도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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