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시장 아이디어 ‘신천 프러포즈’ 두고 갑론을박
“프러포즈 공간없어 결혼 안하나” “구시대적” 등 의견도
대구시 “내년 준공 맞춰 시민 공감 명칭 새롭게 공모 예정”

지난 2월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천 프러포즈' 조성사업 기공식이 열리고 있다. 대구시 제공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제안한 '신천 프러포즈' 조성사업의 명칭이 내년쯤에 시민공모를 통해 바뀔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홍 전 시장 시절 '신천 프러포즈'로 불리던 이 사업이 새롭게 명명될지 관심을 모은다.
12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신천 프러포즈' 명칭은 홍 전 시장이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시장은 지난해 페이스북에 “신천 숲공원 조성의 일환으로 신천 물 위에 프러포즈 데크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프랑스 세느강 퐁네프 다리에 가보면 선남선녀들이 평생 헤어지지 않고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하는 자물쇠를 다리에 걸어두고 열쇠는 세느강에 버린다"며 “대구도 그런 프러포즈 명소를 만들어보려 한다"고 사업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지난 2월엔 홍 전 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천 프러포즈 조성사업 기공식'이 열렸다. 대봉교 하류 방향에 원형 복층 구조의 데크 및 이벤트 부스, 광장을 설치, 수상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사업에는 110억 상당의 사업비가 투입되고 내년 4월 준공이 목표다.
기공식에서 홍 전 시장은 “ 2년 전에 구상을 해서 신천 프러포즈라는 이름으로(정했고), 전국에 이런 테마의 명소는 대구가 아마 처음일 것"이라며 “전국의 젊은이들이 대구로 와서 프러포즈하고, 대구에 눌러앉아 살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 6월 '신천 프로퍼즈존' 구상에 대해 페이스북에 밝힌 글. 페이스북 캡처

대구시가 조성 중인 '신천 프러포즈' 조감도. 대구시 제공
하지만, 신천 프러포즈존에 대한 갑론을박은 끊이질 않았다.
지난해 7월 김태우 대구시의원은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명소는 인위적으로 지정하는 게 아니라 오랜 역사와 전통이 유기적으로 복합돼 대중에게 그 공간적 가치를 자연스레 인정받아 형성되는 개념"이라며 “신천 수상공원 조성계획은 찬성하지만 이 계획에 포함된 '프러포즈 존'에 대해선 우려가 크다"고 했다.
이어 “형식적으로 구축된 프러포즈 장소에서 프러포즈하는 MZ세대들은 없을 것이다. 청년들이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는 화려한 프러포즈 장소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취업난, 주거난, 생활고 탓"이라고 꼬집었다.
온라인에서도 설왕설래가 오갔다. 일부는 “프러포즈 공간이 없어서 결혼을 안 하는 것인가" “구시대적인 발상이고, 세금 낭비같다" 등의 부정적 반응을 쏟아냈다.
대구시 측은 “대봉교 하류 쪽에 시민들을 위한 휴게공간을 만든다는 계획으로 프러포즈존과 별개로 원래부터 추진 중인 사업이었다. 홍 전 시장이 '프러포즈 공간'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은 맞지만, '신천 프러포즈'라는 명칭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프러포즈' 명칭에 대해 일부 부정적 평가도 있는 것으로 안다. 내년 상반기쯤 준공 시점에 맞춰 시민 공모를 통해 적절한 이름을 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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