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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낯부끄러운 대한민국 정치의 오늘

2025-05-12

한밤중 대선후보 교체 해프닝

국힘 지도부도 중진의원들도

책임보다 변명이 앞서는 형국

내려놓아야 다시 얻을 수 있어

무기력한 보수정치 현실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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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엽 엘엔피파트너스<주> 대표
오늘부터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12·3 계엄 사태로 촉발된 대통령의 탄핵 결정으로 인해 또 한 번의 조기(早期) 대선이 치러지게 되었다. 새 정부를 이끌어갈 대통령을 뽑는다는 기대감보다는 우리나라 정치 현실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작금의 정국(政局) 상황에 대해 부끄러움을 감출 길이 없다. 과연 우리 대한민국이 삼권분립의 헌정질서 아래 법치주의를 지켜나가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인지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사법부 최고 심판기관인 대법원의 판결을 무력화시키면서까지 이재명 후보 1인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고자 하는 더불어민주당이 과연 수권정당으로서, 민주정당으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우리 주권자들이 의심할 지경에 이르렀다. 자기네들에게 불리한 판결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대법원장과 대법원을 넘어 사법부 전체를 정치적으로 겁박하는 행태를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에게 국토의 안위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달라고 정권을 맡겨도 될지 의문스럽다.

오로지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지금 민주당은 위헌적 법안 발의와 정치 행보를 거침없이 자행하고 있다. 일명 '이재명 처벌 방지법'인 형사소송법 및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해서 법조계 대다수가 사법부 권한 침해 및 헌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수많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에 대한 탄핵 압박 및 청문회 추진 등도 삼권분립의 기본 원칙을 명백히 거스르는 비정상적인 정치 행태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이러한 일방통행식 막무가내 정치를 '남의 불구경 하듯' 넋 놓고 있는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국민의힘 또한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다시 얻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못해 안쓰러울 지경이다. 비록 얼마 전까지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긴 하였지만 집권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이 그리고 보수(保守) 정치가 이렇게까지 처참하게 무너질 줄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조기 대선의 빌미를 제공한 계엄과 탄핵사태에 대해서 그간 국민의힘은 국민 앞에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반탄(反彈)과 찬탄(贊彈)으로 갈라져 이상한 구도의 대통령 후보 경선을 치른 데 이어 이른바 '김덕수' 후보단일화 문제로 심각한 내홍을 겪더니 급기야 정당사 초유의 한밤중 대통령후보 교체 강행 및 무산으로 이어지는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을 자행하기에 이르렀다. 알량한 기득권 지키기로밖에 보이지 않는 반목과 대립은 결국 지지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보수 정치의 기본은 책임지는 정치라고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데 국민의힘에서는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당 지도부도, 정치적 경륜이 풍부한 중진의원들도 책임보다는 변명이, 행동보다는 말이 앞서는 형국이다. 그 흔한 총선 불출마, 정계 은퇴로 책임지겠다는 의원이 단 한 명도 없다. 내려놓을 줄 알아야 다시 얻을 수 있다는 세상의 진리를 간과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앞으로 22일간의 선거운동이 끝나고 6월3일 새롭게 선출되는 대통령이 이끌어 갈 대한민국의 앞날이 걱정이다.
이주엽 엘엔피파트너스<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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