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인 등도 협회 도움으로 무사 투표
업무 중 짬내서 사전투표 참여하기도
일각에선 사전투표 ‘찝찝하다’ 주장도

30일 오전 11시쯤 대구 수성구 범어4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어르신들이 대구시지체장애인협회의 도움을 받아 투표소로 이동하고 있다. 박영민기자

30일 오후 1시 30분쯤 대구 북구 칠성3동행정복지센터에서 시민들이 투표소로 향하고 있다. 박영민기자
6·3 대선 사전투표일 마지막날인 지난달 30일, 대구에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젊은층과 노인층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11시쯤 수성구 범어4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 앞에는 대구시지체장애인협회가 운영하는 승합차량이 도착했다. 차량 문이 열리자 홍모(여·87)씨를 비롯한 어르신 두 명이 직원들의 부축을 받아 천천히 내린 뒤 투표소까지 조심스레 걸음을 옮겼다.
투표 후 홍씨는 "움직이기 어려워 투표를 못할까 걱정했는데, 제도가 잘 마련돼 있어 무사히 투표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라가 걱정돼서라도 투표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올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돼 나라를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오후 1시30분쯤 북구 칠성3동 행정복지센터. 아이의 손을 잡고 가족 단위로 방문한 이들이 많았다. 지팡이를 짚은 노인을 모시고 찾은 이들도 있었다. 일부는 옷이나 모자 색깔을 통해 지지하는 후보를 암시하기도 했다.
한 70대 어르신은 전동휠체어를 타고 투표소에 도착했다. 다행히 투표소가 1층에 있어 별다른 불편 없이 투표를 마쳤다. 그는 "본 투표날에는 일정이 있어 사전투표를 하게 됐다"며 "거동이 불편해도 직원들이 잘 안내해줘서 무리 없이 투표했다"고 했다.

30일 오후 2시 30분쯤 이종석(29)씨와 일행들이 대구 북구 칠성3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투표를 마친 뒤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박영민기자
이날 무리를 지어 투표소를 찾은 20대 청년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이종석(29)씨는 업무차 대구를 방문하던 중 사전투표를 하러 왔다. 이씨는 "현재 촬영 관련 일을 하는데, 쉬는 날에도 근무할 때가 많아 본투표일에는 시간이 내기 어려울 것 같았다"며 "마침 대구에 와 있어 미리 투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민혁(27)씨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프리랜서 노동자들의 권리가 좀 더 보장됐으면 한다"며 "근로시간이 철저히 지켜지고, 일한 만큼 합리적인 보상이 주어지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사전투표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도 일부 나왔다. 반세영(74)씨는 "사전투표는 부정선거로부터 완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찝찝하다"면서도 "본 투표일에는 일정이 있고, '설마' 하는 생각에 오늘 투표했다. 지지하는 후보가 꼭 승리하길 바란다"고 했다.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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