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가 민생 회복에 방점을 찍을 만큼 우리 경제의 침체가 심각하다. 최근 국책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0.8%로 대폭 끌어내렸다. 세계 투자은행(IB)들의 평균 눈높이와 비슷한 수치이지만, 국내 주요 싱크탱크에선 첫 0%대 성장률을 내놓은 것이다. 전망치가 석 달 만에 반 토막이 날 만큼 하향곡선이 가파르다. 구조적인 내수 침체에 미국 관세 등 대내외 복합위기에 빠진 탓이다. 이런 경제 위기를 '회색코뿔소(Grey Rhino)'라고 한다. 위험을 감지하고도 간과한 탓에 위기를 초래하는 상황을 일컫는 용어다. 미국의 경제학자 미셸 워커가 2013년 처음 사용한 개념이다.
회색코뿔소는 멀리서 보일 때 미리 준비하면 위험에 대비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위험이 현실화하면 통제할 수 없는 코뿔소처럼 큰 위기를 초래한다. 즉,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일단 일어나면 예상치 못한 충격이 크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영국의 브렉시트 등을 들 수 있다. '설마 그런 일이…'라고 생각했던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국도 저성장 우려에 대해 국내외 기관들의 계속된 경고에도 이를 방치한 결과, 경기침체라는 큰 위기에 처했다.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회색코뿔소는 이뿐 아니다. 수도권 집중, 저출산·고령화 현상 역시 충분히 예상되는 사태이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위험 요인들이다. 이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비상경제점검 TF를 직접 챙기며 위기 극복에 발 벗고 나선 만큼, 하루빨리 회색코뿔소의 위험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한다.
윤철희 수석논설위원
회색코뿔소는 멀리서 보일 때 미리 준비하면 위험에 대비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위험이 현실화하면 통제할 수 없는 코뿔소처럼 큰 위기를 초래한다. 즉,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일단 일어나면 예상치 못한 충격이 크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영국의 브렉시트 등을 들 수 있다. '설마 그런 일이…'라고 생각했던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국도 저성장 우려에 대해 국내외 기관들의 계속된 경고에도 이를 방치한 결과, 경기침체라는 큰 위기에 처했다.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회색코뿔소는 이뿐 아니다. 수도권 집중, 저출산·고령화 현상 역시 충분히 예상되는 사태이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위험 요인들이다. 이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비상경제점검 TF를 직접 챙기며 위기 극복에 발 벗고 나선 만큼, 하루빨리 회색코뿔소의 위험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한다.
윤철희 수석논설위원

윤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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