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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수직 숲

202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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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수직 숲'이란 이탈리아어 '보스코 베르티칼레'를 번역한 말인데 발코니에 나무를 심어 건물 전체를 서 있는 숲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2007년 이탈리아 건축가 스테파노 보에리는 두바이 사막에서 유리, 세라믹, 금속으로 지은 초고층 건물들이 햇빛을 반사하고 반사된 빛은 공기와 땅의 열기가 되는 것을 보고는, 나뭇잎으로 둘러싼 생체친화적 건물을 짓기로 하였다. 2014년에 밀라노의 허접한 땅에 외피가 정말 나뭇잎인 특이한 건물을 완공했다. 많은 찬사를 받으며 10년이 지났다. 그의 건축회사는 수직 숲에 관한 에세이를 모아 '수직 숲의 형태학'이란 책도 냈다.

보에리가 선보인 건물은 식물학자, 원예학자, 공학자들과 지혜를 모아 지은 아파트 두 동이었다. 높이가 각각 116m(26층), 84m(18층)인데 옥상에선 태양광 발전을 하게 했다. 건물 4면에는 철근을 넣은 발코니를 3.35m까지 빼냈다. 이 발코니에 총 800주의 나무, 5천주의 관목, 1천500주의 다년생 및 지피 식물을 식재했다. 이 건물의 나무는 숲 1㏊(3천25평)의 나무와 맞먹었다. 총 94종인데 새와 곤충을 불러올 식물도 고려했다. 발코니를 불규칙하게 배치하여 어떤 나무는 9m까지 자랄 수 있게 했다. 상록수와 낙엽수를 조화롭게 배치하고 봄에는 파스텔 색조, 가을에는 따스한 색조를 띠도록 배려했다. 이 숲은 여름과 겨울에는 건물의 온도를 완화시킬 뿐만 아니라 소음공해, 분진, 스모그까지 줄여준다. 2만 포기의 식물들은 매년 2만㎏의 탄소를 흡입하고 대신 산소를 공급해 준다. 건물 정면이 탄소를 흘려보내는 싱크대다. 이런 생체친화적 개념은 곧 많은 다른 도시로 퍼져나가 오늘날 병원, 공장, 공항, 호텔 등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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