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외부충격에 취약한 한계 지녀
전동킥보드·전기자전거서 많이 발생
전문가 "여름철 위험…과충전 주의"

16일 새벽 대구 중구 남산동 한 아파트서 폭발한 무선 선풍기용 리튬이온배터리. 대구소방본부 제공

2019~2023년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발생 현황. 소방청 제공
본격적인 여름철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가정 내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의 폭발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된 리튬이온배터리가 열폭주 등으로 터진 화재사고가 매년 끊이지 않아서다.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6일 오전 1시6분쯤 대구 중구 남산동 한 아파트 18층 가정집에서 충전 중이던 무선 선풍기용 리튬이온배터리가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2명이 화상을 입었다. 자칫 대형 2차사고로 확산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8월엔 대구 서구청 4층 사무실과 북구 복현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CCTV용 리튬이온배터리가 발화하는 사고가 연이어 터졌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전국에서 발생한 리튬이온배터리 관련 화재사고(전동킥보드·전기자전거·휴대폰·전기오토바이·전자담배)는 총 612건이다. 2019년 51건, 2020년 98건, 2021년 106건, 2022년 178건, 2023년 179건으로 집계됐다. 4년 새 3.5배 늘어난 셈이다. 유형별로는 전동킥보드(76.3%·467건)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원인별로는 배터리 과충전(51%·312건)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폭넓게 사용된다.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반복적으로 충·방전이 되는 구조다. 특성상 고온과 외부충격에 취약해 열폭주를 자주 일으킨다. 전문가들은 리튬이온배터리 폭발사고는 여름철에 집중될 가능성이 커다고 지적한다. 영남대 정재학 교수(화학공학부)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출력 성능이 뛰어나 전동킥보드, 무선 선풍기, 드론 등 다양한 전자기기에 폭넓게 사용된다"며 "다만 구조적으로 고온에 취약하다. 과충전되거나 과열되면 내부 구조가 불안정해지면서 화재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에 여름에 더 위험하다"고 했다.
이어 정 교수는 "제조사들은 과충전 방지를 위해 충전 용량을 100%까지 도달하지 않도록 설계하지만, 저가 제품은 보호기능이 미흡해 사고 위험이 더 크다"며 "제품 구매시 인증 정품을 선택하는 게 가장 기본적인 예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리튬이온배터리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론 '전고체 배터리'가 거론된다. 경일대 유우준 교수(소방방재학부)는 "전해질을 액체 대신 고체로 대체한 전고체 배터리는 화재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다. 다만 기술적 안정성과 생산비용 문제로 상용화까진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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