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3C 시계비행 공항으로 변경, 주민들 활주로 연장 요구

울릉공항 조감도. 울릉군 제공
국내 최초의 '해상공항'인 울릉공항 건설이 한창인 가운데 설계변경과 안전성에 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울릉공항은 최근 국토교통부의 설계변경 결정으로 지역 주민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3면에 관련기사
공항 등급은 취항 항공기의 날개 폭과 최대 이륙중량에 따른 최소 활주로 길이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50인승 항공기에 해당하는 2C 등급과 80인승 항공기를 위한 3C 등급이 울릉공항 논란의 핵심이다. 울릉공항은 애초 2C 시계비행 공항으로 계획됐으나, 2021년 운항 안전성과 결항률을 고려해 2C 계기비행 공항으로 변경된 바 있다. 시계비행은 조종사가 맨눈으로 주변 환경을 판단해 이·착륙하는 방식으로, 기상 조건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러다 2023년 9월 국토교통부는 다시 3C 시계비행 공항으로 설계 변경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으며, 현재 부산지방항공청에서 이에 대한 승인을 검토 중이다. 취항 항공기 규모가 80인승으로 커지지만 활주로 길이를 늘리지 않은 채 시계비행을 하라는 얘기다. 이러한 등급 변경은 단순한 기술적 결정이 아닌, 공항의 운영방식과 안전성에 직결되는 중요 사안으로 평가받는다.
국토부는 시계비행 공항에서도 계기비행 공항 수준의 낮은 결항률을 달성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에 지난 4월 '항공안전 혁신 방안 발표'를 통해 울릉공항에 활주로 이탈방지 시설인 'EMAS(이마스)'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3C 공항에 계기 착륙시설이나 항행 안전시설, 기상 장비 등을 추가로 도입하면 2C 계기비행 공항 수준을 충족하는지 등을 전문가들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자 울릉군과 주민은 활주로 연장 필요성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국토교통부가 80인승 항공기 운항을 위해 1천200m 길이의 활주로를 계획하고 있으나, 주민들은 이 정도 길이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취항 항공기 규모가 커졌음에도 활주로 길이에 변동이 없어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활주로 길이를 현 설계보다 최소 300m 더 늘인 1천500m로 건설해 달라는 주장이다.

정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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