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참관인’ 자격 李위원장, 매 회의 발언 이어가
국회 상임위서도 與와 충돌…李대통령 “선출권력 존중”
‘이진숙 대구시장 출마설’ 에 與 “탄압 코스프레 하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최근 행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정 현안에 연이어 목소리를 내고, 이재명 대통령과의 이견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면서 정치적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방송통신위원장은 국무회의에 정식 국무위원이 아닌 참관인 자격으로 참석하며, 발언권도 제한적이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사실상 매 회의에서 발언을 이어가며 이례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선 대통령 몫 방통위원 추천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이 방통위가 2인 체제 안에서 1대 1 구조로 나뉘었을 때 '길항 작용'이 너무 강화돼 의결이 이뤄지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자, 이 위원장은 뚜렷한 대안을 내놓진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두 차례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이 위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대통령과 방통위원장의 임기를 맞춰주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최근 국회 상임위 회의에서도 여당 의원들과 잇따라 충돌했는데, 이를 염두에 둔 듯 이 대통령은 최근 "임명된 권력은 선출된 권력을 존중해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왼쪽)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 일각에선 이 위원장이 내년 6월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한 명분을 쌓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의원은 지난 2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에서 "(이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의 방송 장악의 첨병 역할을 하지 않았나"라며 "보수의 여전사인지 하면서 극우 아스팔트 세력들의 호응을 받기 위한 태도를 보이려는 자세가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1대 1로 계속 갈등 만들고, 발목 잡고, 국회 와선 민주당 의원과 한 마디 말도 지지 않는다"며 "갈등 구조를 만들어 마치 탄압받는 코스프레를 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은 지난달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위원장이) 대구시장을 꿈꾸며 새로운 대통령과 일부러 각을 세운다는 소문도 있다"며 "방송통신위원장 자리는 대구시장 선거운동하라고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김현 의원 역시 지난달 13일 JTBC 유튜브 라이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본인이 대구시장 나가고 싶어서 내년까지 임기라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3년 임기면 2027년 7월까지다"라고 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최근 같은 방송에서 "이 위원장이 대구시장에 뜻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멋지게 쫓겨나는 것, 억울하게 탄압받은 모습을 연출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평가했다.

서민지
디지털콘텐츠팀 서민지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