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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李대통령의 ‘수도권 남방한계선’ 언급을 주시한다 등

2025-09-02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30일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전반에 대한 철학과 비전을 피력했다.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부터 한·일 관계, 대북정책을 비롯한 대외이슈와 검찰개혁, 야당과의 대화, 인공지능 반도체 등 첨단 기술산업 육성, 부동산 문제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사안들을 가감없이 짚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우리가 주목하는 부분은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 온 실용주의적 정책 접근, 자본시장 선진화와 주식시장 활성화, 수도권 초집중에 따른 지방균형발전에 대한 대통령의 공언이다.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시중 자금이 비생산적 영역에서 생산적 영역으로 유입되어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복원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권은 출범과 동시에 민생지원금을 관철하면서 '포퓰리즘과 퍼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행여 좌파적 경제관점이 지나치게 스며들 수 있다는 우려였다. 대통령 스스로 자본주의적 경제 선순환 구조와 시장원리의 존중을 언급함으로써 이같은 우려를 불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집중과 불균형 발전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 수준과 대응 방식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할 국토 균형발전,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성 기업과 벤처·스타트업이 협력·공생하는 산업 균형 발전으로 모두의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심지어 '수도권 남방한계선'이란 표현을 동원하며 충청권 이남의 발전 동력이 부재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대선 공약인 '5극3특' 체제를 구체화하고, 2차 공공기관 이전 추진이 확고함을 거듭 공언했다. 이 사안은 향후 추진과정 에서 수도권의 강력한 저항이 예상되기도 한다.


이 대통령의 언급대로 대통령은 국민과 국가 전체를 통괄하는 국민의 대표이다. 국가를 형성하는 국토와 국민은 소외된 구석이 없어야 한다. 국가균형발전 과제에 대해 이재명 정부가 초심의 약속을 반드시 실천해주기를 지방민은 지켜보고 또 고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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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물가에 소비쿠폰 지급, 시험대 오른 새 정부 역량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만에 다시 2%대로 뛰었다. 통계청의 '6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2.2%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이후 4개월 연속 2%대 초반을 유지하다가 5월 1.9%로 떨어졌지만 6월 다시 2%대로 올라섰다. 1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등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올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2.5%나 됐다. 이런 품목 대부분은 선택 가능한 소비재가 아니라 줄이기 어려운 필수 소비재라서 서민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당분간 물가 불안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장마와 폭염에 채소 값이 들썩이고 휴가철의 숙박과 외식물가 상승요인도 있다. 공공요금·최저임금 인상도 기다린다. 이런 가운데 이르면 이번 달에 11조3천억 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급된다. 30조5천억 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이 국회에서 통과돼 대규모 소비쿠폰이 풀리면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경기 침체에 따른 불가피한 재정 투입이지만 현금 지원은 물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추경의 물가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고, 물가 안정 사업을 신속히 집행하겠다고 밝혔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경기 부양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면 정부의 컨트롤타워 역할과 정책 조율 기능 등 정교한 관리가 필요하다. 살인적인 물가에 허덕이는 서민들에게 소비쿠폰이 단비가 될 수 있도록 새 정부가 물가 관리 역량을 십분 발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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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암 투병 공개가 주는 잔잔한 감동


혈액암 투병중인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1일 민선 8기 3주년을 맞아 기자들에게 도정 성과를 설명한 뒤,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서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지난 5월 28일 암 진단을 받은 후 두 차례 항암 치료를 받은 그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언론 앞에 섰다. 이 지사의 언론 브리핑을 투병으로 인한 3선(選) 도전 포기설 등을 차단하기 위한 정치적 행보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경북도지사로서의 역할과 책임 그리고 암 환자에게 주는 희망의 메시지였다고 본다. 이 지사는 공직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건강상태를 유권자에게 공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선출직 인사 대부분이 자신의 정치 행보에 마이너스가 된다는 이유로 투병 사실을 숨기는 것과 전혀 달랐다. 칠곡경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이유에서는 도백(道伯)의 책임감이 엿보였다. 이 지사도 서울 수도권 큰 병원에서 치료받으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도지사가 다른 지역 병원에서 치료받으면, '너희 동네에는 병원도 없나'라고 말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지역 의료인들에게는 자부심을, 지역민들에게는 지역 병원에 대한 신뢰를 주는 말이다.


그는 '암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요지의 말도 했다. 많은 암 환자들에게 용기를 심어주는 말이기도 하다. 암 투병중에도 도정에 대한 책임감과 도민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 이 지사가 하루라도 빨리 건강을 회복해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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