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팔·오른다리 잃은 1급 장애인, 광주~경주 도보로 APEC 성공 기원

양팔과 오른쪽 다리를 잃었지만 장애인 복지 향상에 노력하고 있는 이범식 박사. 2025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영호남 약 378㎞에 이르는 도보 종주에 나섰다. <이범식 박사 제공>
"APEC 희망을 전하러 갑니다." 왼발박사 이범식(60·영남이공대 청소년복지상담과 겸임교수·경산시 동부동)씨가 7일 광주 무등산 정상을 출발점으로 경주 화백컨벤션센터까지 약 378㎞에 이르는 도보 종주에 나섰다. 2025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시작된 이번 여정은 오는 8월 1일까지 26일간 이어진다.
특히 영호남을 잇는 이번 도보는 단순한 캠페인을 넘어 지역과 계층을 넘어선 '화합의 발걸음'을 실현하겠다는 이 박사의 염원을 담고 있다.
지난해 7월 그는 '대구·경북 통합' 기원을 담아 서울 광화문에서 경산까지 462㎞를 도보로 완주한 바 있다.
이번에는 총거리 378㎞(관광지 홍보 75㎞ 별도)로 7월 7일 광주 무등산 정상에서 출발, 광주시청 광장을 지나 담양, 순천, 남원, 함양, 산청, 합천, 고령, 달성, 대구시청, 경산, 영천 등 12개 지역을 거쳐 8월 1일 APEC 주회의장인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 박사는 하루 약 20㎞씩을 걷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범 박사는 양팔과 오른쪽 다리를 모두 잃은 1급 장애인이다. 1985년 22살 때 고압전기 감전사고를 겪은 그는 좌절을 딛고 컴퓨터 자격증 취득, 대학교 졸업, 박사학위 취득까지 일궈냈다. 발가락으로 글을 써내며 직업재활을 공부했고, 현재는 교수이자 사회복지 활동가로 장애인 복지 향상에 힘쓰고 있다.
2022년엔 '양팔 없이 품은 세상', 2023년에는 '꺾이지 않는 마음'을 출간했으며, 올해의 장애인상(대통령 표창), 국무총리상, 보건복지부장관상, 자랑스러운 도민상 등 굵직한 수상 이력을 갖고 있다.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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