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당 망치고 약속 어린 사람들이 주인 행세…알곡과 쭉정이 가려낼 때“
조경태 “탄핵 반대하고 부정선거·윤어게인 외칠수록 지지율 떨어져…해당행위자 몰아내야”
김문수 “이재명 집권 두 달 만에 민주주의 파탄…우리의 적은 반미·친북·극좌·반기업·부패 세력”
안철수 “계엄·탄핵으로 대통령자리 내주고도 당당한 사람 많아…극단주의자 심판해달라”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동혁, 조경태, 김문수, 안철수 후보.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22 전당대회의 첫 합동연설회부터 찬탄파와 반탄파의 대결 구도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은 8일 오후 2시부터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진행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에 나섰다. 반탄파 후보들은 대여 투쟁을 강조했고, 찬탄파 후보들은 계엄 옹호 세력에 대한 심판을 강조했다.
장동혁 당대표 후보는 정견 발표에서 "지난 겨울 차가운 눈보라를 맞으며 탄핵만은 막아야 된다고 부르짖었지만, 결국 탄핵을 막지 못했다. 더 부끄러운 것은 스스로 탄핵의 문을 열어줬던 사람들이 탄핵 반대를 외쳤던 당원들을 향해 극우니, 혁신의 대상이니 하면서 큰소리를 치고 있다는 것"이라며 "당이 이 지경이 되었지만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다. 오히려 당을 망치고 약속을 어긴 사람들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수의 심장이 식었는데, 중도의 손발이 차갑다며 동지들을 버리자고 아우성이다. 이제 알곡과 쭉정이를 가려낼 때가 됐다"며 "배지만 지키려 하면 배지를 뺏길 것이고, 나라를 지키려 하면 배지도 지킬 것이다. 거짓 선동과 프레임 앞에 물러서지 않고 싸워 이재명을 다시 재판정에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조경태 당대표 후보는 "위헌·불법적 비상계엄에 대해 우리 국민의힘은 거의 해체 수준의 참혹한 현실을 맞고 있다. 당 지지율은 16%로 떨어져 버렸다. 탄핵에 반대하고 부정선거 음모를 터뜨리고 윤어게인을 부르짖을수록 지지율은 뚝뚝 떨어진다"며 "해당 행위를 일삼는 행위자들을 몰아내지 못하면 국민의힘에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100% 인적쇄신위원회, 당원 중심 시대, 청년위원회, 사법시험제도 부활 및 중앙부처 지방이전 등 혁신으로 국민의힘을 살려내겠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당대표 후보는 "이재명 정권이 집권한 지 두 달 만에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파탄났다. 국회와 행정부, 사법부까지 삼권을 모두 장악했다. 범죄로 재판받던 이재명은 5개 재판을 모두 중단시켰고, 방송 장악법을 만들고 종교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해산시키기 위해 내란 특별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 일당 독재가 된다. 북한의 조선노동당, 중국 공산당처럼 일당 독재가 되면 깜깜한 암흑 세계에서 우리가 살 수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싸워야 할 것은 반미, 친북, 극좌, 반기업, 부패세력이다. 국회의원 107명이 더 이상 분열하면 개헌 저지선이 무너지고, 이재명 총통 4년 연임제 개헌으로 장기집권을 획책해 나갈 것"이라며 "이재명 독재를 반대하는 모든 국민과 손잡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반이재명 독재투쟁을 전개하고 미국과 우방 세력과도 손잡고 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당대표 후보는 "선거만 되면 대구경북을 보수의 심장이라며 추앙하고 표를 갈구했다. 이번에도 이재명 이기겠다고 읍소하고 손을 벌렸으나, 그 결과는 총선과 대선에서의 압도적 패배였다. 하물며 온 힘을 모아 만들어주신 대통령 자리마저 계엄과 탄핵으로 중간에 반납했다"며 "그런데 오히려 당당한 사람들이 많다. 지역민들께서 하나 둘 모아주신 자산을 털어먹다 못해 탕진하고 파산시킨 분들이 이재명 민주당과 더 잘 싸울 거라고 소리를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직을 차버린 사람, 법치주의를 내팽개치고 여전히 윤어게인을 신봉하는 사람, 똘똘 뭉치기만 하면 다 잘 풀릴 거라는 극단세력의 대변자들이 또 표를 맡겨놓은 것마냥 손을 벌리고 있다"며 "극단주의자들을 이번 전당대회에서 반드시 심판해달라. 보수정당의 근본인 유능함과 헌신, 품격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보수 유튜버 전한길씨도 합동연설회장에 등장했다. 전씨는 반탄파 후보의 연설에는 크게 환호하며 박수를 쳤고, 찬탄파 후보 연설에는 청중석 앞으로 뛰쳐나가 당원들을 향해 "배신자"라고 외치도록 선동했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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