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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TALK] ‘키메라의 시대’ 공연 위해 처음 대구 찾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완전히 새롭고 마법 같은 경험”

2025-09-03 16:21

신작 소설 ‘키메라의 땅’ 기반 클래식 음악극
세종솔로이스츠 제안으로 특별한 여정 시작
수성아트피아서 전국 투어 마지막 무대 성료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지난달 31일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 키메라의 시대 공연에 대해 내 소설 키메라의 땅을 소리로 구현한 자연스러운 연장선이자 마법 같은 순간이라고 평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지난달 31일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 '키메라의 시대' 공연에 대해 "내 소설 '키메라의 땅'을 소리로 구현한 자연스러운 연장선이자 마법 같은 순간"이라고 평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상상력의 연금술사'라 불리는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처음으로 대구 땅을 밟았다. 자신의 신작 소설 '키메라의 땅'에 담긴 메시지를 클래식 음악과 낭독으로 풀어내는 융복합 공연 '키메라의 시대' 무대에 서기 위해서다.


지난달 31일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열린 이번 공연은 대전·광주·서울·세종·부산을 잇는 전국 투어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무대였다. 소설과 음악의 결합이라는 파격적인 시도 속에서 베르베르는 직접 집필한 대본을 들고 내레이터로 무대에 올라 특유의 지적인 보이스로 프랑스어 원문을 낭독하며 관객들을 환상적인 서사 속으로 이끌었다.


이번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세계적인 앙상블 세종솔로이스츠의 위촉으로 작곡가 김택수가 '키메라 모음곡'을 헌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세종솔로이스츠와 플루티스트 최나경, 기타리스트 드니 성호가 신선한 연주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예술적 체험을 선사했다. 언어로 표현된 작가의 세계관을 음악적 언어로 변주해냄으로써 '문학을 듣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유감없이 보여주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빨간 티셔츠에 검은 재킷 차림으로 베르베르가 등장하자 객석은 뜨거운 환호로 화답했다. 무대 위의 베르베르는 때로는 진정한 감상자처럼, 때로는 '깐깐한' 음악 평론가처럼 보였다. 음악에 심취해 손을 신나게 흔드는가 하면, 연주자들과 긴밀히 눈을 맞추며 한 음 한 음에 집중하는 듯했다. 1부 공연이 끝난 뒤 대기실에서 마주한 그에게 첫 대구 무대의 소감을 들어봤다.


소설과 클래식 음악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무대, '키메라의 시대' 한국 전국 투어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


"프로젝트를 기획한 세종솔로이스츠가 제게 직접 제안했고, 이를 흔쾌히 수락하면서 이번의 특별한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 소설 '키메라의 땅'에 담긴 복합적이고 환상적인 메시지가 공연을 통해 더욱 입체적으로 살아나는 경험을 했다."


문학과 상상력, 클래식 음악이 한데 어우러진 무대를 직접 마친 소감은.


"사실 처음 프로젝트 제안을 받았을 때는 어떤 무대가 될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한국에 와서 직접 뮤지션들의 연주와 김택수 작곡가의 놀라운 작업을 보고는 확신을 얻게 됐다. 이 무대는 제 소설 '키메라의 땅'의 자연스러운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 책에는 없던, 언어로는 미처 다 전달할 수 없던 감정의 빈틈을 음악이 불어넣어줬다. 제게는 완전한 성공이었고, 세종솔로이스츠가 시작한 이 혁신적인 프로젝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어머니께서 피아노 선생님이셔서 어린 시절부터 클래식을 많이 접했고, 글을 쓸 때도 헤드폰을 끼고 주로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영화 음악을 듣는다고 들었다. 이번 공연의 음악은 어땠나.


"클래식의 품격을 잃지 않으면서 동시에 매우 현대적이었다. 제게는 곳곳에서 프로코피예프의 영감이 느껴졌다. 바흐나 베토벤, 모차르트 같은 전통 음악보다는 오히려 영화 음악에 더 가까운 요소가 많아서 더욱 매력적이었다. 특히 기타리스트 드니 성호와 플루티스트 최나경이 선보인 솔로는 아주 소중하고 강렬한 감정의 순간이었다."


작가님의 상상과 실제 공연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나. 그리고 그 차이는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궁금하다.


"제 텍스트가 음악과 결합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세종솔로이스츠와 김택수 작곡가가 창조한 무대는 독창적이고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 책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음악은 순수한 감각이어서 문학보다 강렬했고, 둘은 온전히 상호 보완을 이뤘다.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선 경험은 마치 제가 오페라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선사했고, 눈먼 이야기꾼이었던 호메로스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것 같아 기뻤다."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 키메라의 시대 공연 1부가 끝난 뒤,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연주자들이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 '키메라의 시대' 공연 1부가 끝난 뒤,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연주자들이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한국 독자들에게 작가님은 '상상력의 대가'로 불린다. 과학·역사·철학·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작품을 쓰는데, 작가님의 상상력과 영감의 원천은 무엇인가.


"사실 상상력에 큰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는다. 타고난 기질 덕분인지 뉴스를 읽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상상의 연장선을 찾아내곤 한다. 어릴 때부터 필립 K. 딕이나 아이작 아시모프 같은 작가들의 우울한 공상과학소설(SF)을 탐독해 왔다. 오히려 그 반대인 '유토피아', 즉 내일을 긍정하는 공상과학소설을 쓰려고 노력한다."


작가님의 오랜 팬들은 다음 작품을 늘 기대한다.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지, 혹시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영역이 있는지.


"곧 '나무의 목소리'라는 신작을 출간할 예정이다. 나무와의 교감과 원시림 보존의 중요성을 다룬 작품이다. 요즘 세상이 플라스틱과 석유 중심의 소비 사회로 바뀌고 있는데, 그 미래가 두렵다. 글을 통해 우리의 아이들에게 숨 쉴 공기와 물고기가 사는 물, 살아 있는 행성을 물려줄 수 있도록 고민을 나누고 해법을 제시하고 싶다."


K-컬처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K-컬처에 대한 느낌이 어떤가.


"한국인들은 어떤 분야에서든 최고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스스로를 단련한다. 그런 압박을 견뎌낸 결과가 문화 분야에서도 성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일본의 J팝과 비교했을 때, K팝은 영어 가사를 활용한다는 강점이 있어 국제 무대에서 더 폭넓은 관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전반적으로 한국은 클래식이든, 현대 음악이든 새로운 시도와 대담함에서 한 발 앞서 있다. 그러한 혁신성이 오늘날 한국 문화를 특별한 위치에 올려놓았다고 생각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이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프랑스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도 한국을 '제2의 조국'이라 할 정도로 한국에 깊은 애정을 가졌다. 데뷔작인 '개미'는 발간되자마자 프랑스에서 화제를 일으킨 것은 물론 그를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인간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개미라는 생명체의 고도로 발달된 문명을 다뤘다. 대표작으로 '타나토노스', '나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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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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