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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봐TalK]내륙이 빚어낸 특별한 별미 ‘대구 무침회’

2025-10-03 14:25
카드뉴스 이미지 제작=인턴 서영현

카드뉴스 이미지 제작=인턴 서영현

바다가 없는 도시에서 '회'는 어떤 모습일까.


대구의 무침회는 그 질문에 대한 가장 대구다운 대답이다. 신선한 활어 대신 삶은 오징어와 아나고, 민물 논우렁에 미나리와 무를 더해 매콤하게 버무려내는 숙회 무침. 바다와 멀리 떨어진 내륙 분지의 지리적 한계가 오히려 새로운 음식 문화를 탄생시켰다.


커다란 대접에 수북이 담긴 무침회와 노릇하게 구워낸 납작만두가 테이블을 채운다. 관광객에게는 특별한 별미이고, 지역민에게는 익숙한 일상의 맛이랄까.


대구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분지 도시다. 과거 교통과 유통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신선한 해산물을 안정적으로 들여오기란 쉽지 않았을 터. 자연히 '활어회' 문화가 자리 잡기 어려웠다. 대신 비교적 보관과 조리가 수월한 재료를 활용해 '회처럼 즐기는 음식'을 만들어냈다. 삶아 식힌 해산물을 양념에 무쳐내는 방식은 보존성과 맛을 동시에 잡은 생활의 지혜였다.


무침회의 기원은 1960년대 반고개 일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반고개의 한 식당에서 술안주로 내놓은 숙회 무침이 큰 인기를 끌면서 입소문을 탔다. 매콤달콤한 양념에 쫄깃한 오징어와 아나고, 아삭한 무와 향긋한 미나리가 어우러진 맛은 소주 한 잔을 부르는 별미였다. 서민들의 애환이 켜켜이 쌓인 골목에서 시작된 이 음식은 곧 대구를 대표하는 안주로 자리 잡았다.


인기가 높아지자 반고개 일대에는 무침회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하나둘 들어섰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무침회 거리'는 대구의 새로운 미식 지도로 떠올랐다. 자극적이면서도 중독성 있는 양념, 푸짐한 인심, 저렴한 가격은 지역민뿐 아니라 외지 방문객의 발길도 끌어모았다. 무침회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골목 상권과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상징이 됐다.


대구 무침회의 또 다른 '획기적인' 특징은 '납작만두'와의 만남이다. 속이 거의 없고 얇게 부쳐낸 대구식 만두로, 담백하고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다. 매콤한 무침회를 이 납작만두에 싸 먹는 방식은 대구에서만 볼 수 있는 독창적인 식문화다. 자극적인 양념을 만두가 부드럽게 감싸주면서 맛의 균형을 이룬다. 매운맛과 담백함, 쫄깃함과 아삭함이 한입에 어우러진다.


무침회는 세대를 잇는 음식이기도 하다.


산업화 시기, 공장과 시장을 오가던 노동자들의 허기를 달래던 안주였고, 가족 외식의 메뉴였으며, 친구들과의 모임을 이어주는 매개였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대구 여행 필수 코스'로 소개되며 젊은 층의 관심도 끌고 있다. 과거의 추억과 현재의 감각이 한 접시 안에서 공존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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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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