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구 도심 전체가 연말 분위기로 물들기 시작했다.
대구 시내 곳곳에서는 이미 트리 점등식이 이뤄지며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알리고 있다.
남구 앞산빨래터공원과 북구청 광장, 이태원길, 달성군 다사읍 만남의 광장 등도 크리스마스 테마 조명 시설로 꾸며져 화려하게 변신했다. 어둠 속 형형색색의 조명이 반짝이며 대형 트리와 각종 오너먼트가 어우러져 겨울철 특유의 따뜻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5일 개막한 '대구크리스마스페어'에서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7일까지 엑스코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올해 크리스마스 트렌드를 미리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판매 부스가 마련됐다.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연말 인테리어를 고민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크리스마스 시장은 '작고 실용적이며, 감성까지 만족시키는 아이템'이 중심 트렌드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공간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미니 트리와 아기자기한 소품 판매는 연말까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미니 크리스마스 트리가 '대세'
지난 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크리스마스페어'에서 플라워스튜디오 채화가 미니 크리스마스 트리와 오브제를 선보이고 있다. 김지혜 기자
이번 대구크리스마스페어에서 선보인 아이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미니 크리스마스 트리'의 인기다. 행사장을 둘러보면 일부 트리 업체를 제외하고 참가 업체 대부분이 소형 트리를 전면에 내세워 판매하고 있었다. 집 거실에 크게 꾸미는 데 활용되던 150㎝ 이상의 트리는 설치와 해체 과정이 번거롭고 가격 면에서도 부담이 커 점차 외면받는 모습이었다.
특히 1인 가구 증가가 소형 트리 인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한된 공간에서 효율적인 인테리어를 고민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30~80㎝ 크기의 아담한 트리가 '실용적이고 감성적인 선택'으로 떠오른 것이다.
플라워스튜디오 채화 김채연 대표는 "최근 몇 년 사이 1인 가구 고객의 문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작은 트리는 공간을 거의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크리스마스 기분을 낼 수 있어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대구크리스마스페어를 찾은 김민정(여·34)씨도 "5만원대 미만으로 가격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간단하게 꾸밀 수 있어 올해 처음으로 소형 트리를 구매해 보게 됐다. 대형 트리는 카페나 백화점 등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어 집에는 작은 트리만으로 꾸며도 충분할 것 같다"고 전했다.
곰돌이 인형을 활용한 트리도 인기다. 기존의 전형적인 트리에 걸린 장식품보다 훨씬 포근하고 안정감을 주는 데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테디베어가 친근감을 주면서 만족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SNS에서도 '곰돌이 트리' 인증샷이 빠르게 확산하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곰돌이 인형 트리. 김지혜 기자
◆아기자기 포인트 소품도 '인기'
지난 5일 '대구 크리스마스페어'에 참가한 아유공방 칠곡점의 양말목 리스와 자이언트 벨벳얀 리스. 김지혜 기자
연말 분위기를 한층 살려주면서 트리를 대체할 수 있는 소품류도 인기를 끌고 있다. 크리스마스 리스, 오르골, 피규어, 각종 테이블 오브제, 그릇 등 공간을 아기자기하게 꾸밀 수 있는 아이템이 대표적이다.
트리에 달거나 함께 배치해도 예쁘지만 트리를 설치하지 않더라도 방문이나 식탁, 집안 곳곳에 둬 포인트를 줄 수 있다.
특히 따뜻한 촉감과 고급스러움을 더해주는 자이언트 벨벳얀 리스와 버려지는 양말목을 활용해 만든 양말목공예품이 각광받고 있다. 재활용과 핸드메이드 트렌드가 결합된 제품으로, 가격이 합리적이면서도 완성도가 높아 MZ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다.
아유공방 대구칠곡점 박미숙 대표는 "양말을 제작할 때 남는 고무링인 '양말목'을 손으로 엮어 만들기 때문에 쿠션감이 좋고 폭신한 촉감이 특징"이라며 "초록·빨강색 양말목을 활용한 크리스마스 리스는 1만원 내외로 가격도 저렴하고 포근한 느낌을 내기 좋아 많이 찾는 것 같다"고 했다.
자작나무 트리 오브제 등 트리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들도 인기가 높다. 김지혜 기자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한 그릇들. 김지혜 기자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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