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축제로 영역을 넓힌 소규모 지역행사는 세계 곳곳에 널려 있다. 스페인 발렌시아주 부뇰에서 매년 열리는 토마토 축제 '라 토마티나'는 1944년 토마토 값 폭락에 분노한 농부들이 의원들에게 토마토를 던진 사건이 발상이다. 2002년 스페인 정부가 국제 관광 축제로 선정한 이후 이제는 사전 티켓 구매가 필요한 글로벌 축제가 됐다.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옥토버페스트는 매년 600만 명 이상이 찾는 세계 최대 맥주 축제다. 일본 홋카이도 농산물과 지역 맥주를 핵심 콘텐츠로 내세운 삿포로 맥주축제를 즐기려는 관광객 100만 명 중 외국인은 20%가 넘는다. 대부분 소규모로 시작해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는 글로벌 축제로 성장한 것이다.
세계 축제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낸 구미시 라면축제와 푸드페스티벌은 2022년에 시작해 첫발을 내딪는 걸음마 수준이지만, 두 축제의 글로벌 K-축제로 성장 가능성은 넘친다. 지난달 열린 '제4회 구미 라면축제'에는 35만명이 다녀갔다. 외국인을 포함한 외지인 비율이 절반이었다. '갓 튀긴 라면'을 찾은 대기줄은 1㎞를 넘어설 정도였다. 상상 속의 희망 축제가 현실이 된 것이다.
구미푸드페스티벌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지난 10월 페스티벌에는 음식점·카페·제과·식품기업 88곳이 참여해 20만5천명이 다녀갔다. 지난해보다 방문객은 30%, 매출은 27%가 늘어 상권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현장 만족도(5점 만점)는 평균 4.43점, 재방문 의향은 90%에 이른다.
모두가 구미시의 라면축제와 푸드페스티벌이 세계축제로 성장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지역경제를 되살리는 시금석이 될 두 축제를 반드시 글로벌 K-축제로 격상시켜야 한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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