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사과 농사 새사과연구회 우희택 회장
기후 변화 아직은 큰 문제 없어
끊임없는 투자로 변화에 발 맞춰야
새사과연구회 우희택 회장이 지난 8일 대구시 동구 평광마을에서 보관소에서 사과를 포장하고 있다. 김현목 기자
새사과연구회 우희택 회장이 지난 8일 평광마을에서 사과나무 전정 작업을 하고 있다. 김현목 기자
"사람은 춥겠지만 사과는 추워야 품질이 좋아집니다."
지난 8일 대구 평광마을에서 만난 '새사과연구회' 우희택(72) 회장. 우 회장은 쌀쌀한 날씨가 오히려 반갑다고 했다. 농원을 운영하는 그는 연간 10t가량의 사과를 생산하고 있다.
사과 맛의 핵심은 낮에는 충분한 햇빛을 받고, 밤에는 기온이 떨어지는 데 있다. 평광마을이 오랜 세월 사과 산지로 명맥을 이어온 이유다. 우 회장은 "밤낮의 기온 차가 크고 토질이 단단하며 겨울이 차가워야 사과가 제대로 단맛을 낸다"며 "그중에서도 품질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온 차다. 밤과 낮의 온도 차이가 커야 당도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그의 농장은 3대째 이어지고 있다. 할아버지 때 시작해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어린 시절 농장에서 일손을 돕기도 했지만, 그도 한때는 가구 공장을 운영하며 농업을 떠나 있었다. 그는 "외환위기를 겪은 뒤 다시 돌아와 사과 재배에 집중하게 됐다"며 "40대 초반에 복귀해 어느덧 30년 가까이 사과 농사를 짓고 있다"고 했다.
30년 세월 동안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비용'이란 대답이 곧바로 돌아왔다. 그는 "예전보다 지금이 훨씬 힘들다. 전체 비용이 늘었지만 특히 인건비 부담이 크다"고 했다. 여전히 수익은 나지만, 과거처럼 여유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농가들도 자연스레 '소량·고품질' 생산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좋을 때는 매출이 1억원을 넘기도 한다"며 "다만, 최근 몇 년은 품종을 바꾸는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어갔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투자를 멈추지 않는 이유에 대해 그는 "나무를 주기적으로 바꿔줘야 열매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외로 가장 바쁜 시기는 봄과 여름이란다. 꽃과 열매를 솎아내는 적화·적과 작업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이 과정이 사과 품질을 좌우한다"며 "그냥 두면 나무 힘이 빠지고, 꽃과 열매도 적정량만 남겨야 제대로 된 사과가 나온다"고 했다.
기후 변화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우 회장은 "온도가 당장 더 올라가더라도 이 지역은 아직 괜찮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품종과 재배 방식의 변화는 피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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