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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핫 토픽] 흑백요리사2의 두 셰프

2026-01-15 17:53

최근 종영한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에서 우승자와 준우승자 만큼이나 화제를 모은 얼굴이 있다. 임성근 셰프와 후덕죽 셰프다. 애청자로서 시리즈를 지켜보며 개인적으로도 이 두 사람에게 유독 눈길이 갔는데, 온라인 반응을 살펴보니 감상은 비슷했다.


임 셰프는 초반에 다소 오해를 샀다. "오만가지 소스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감 넘치는 발언 탓에 어딘가 '사짜'처럼 보이기도 했다. 말은 많고 움직임도 컸다. 계량 없는 조리, 도끼 퍼포먼스까지 더해지니, 자칫하면 실력보다 퍼포먼스가 앞서는 인물의 전형처럼 보일 법도 했다.


결과는 반전이었다. 가벼워 보일 수 있는 장면들 뒤에는 늘 '설득력 있는 맛'이 있었다. 그가 주도한 팀 미션은 압도적인 승리로 이어졌고, 이후 미션에서도 화려한 퍼포먼스에 걸맞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세미 파이널에선 180분 동안 무려 다섯 가지 요리를 선보였다. 한식 셰프로서 다양한 궁중요리를 선보이고 싶었다는 그의 소회에 시청자들은 박수를 보냈다. 장난기 넘치는 성격이지만, 요리 앞에서만큼은 끝까지 진지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시청자들은 서서히 임 셰프에 스며들었다. 어느새 그는 '아재맹수', '임짱' 등의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후 셰프는 57년 경력의 중식 대가다. 조리대 앞에 섰을 때의 눈빛은 77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소년 같았다. 후 셰프가 반죽을 치대는 손놀림 뒤로 밀가루가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모습을 심사위원 안성재가 넋을 잃고 바라보던 순간은 이번 시리즈의 명장면으로 남았다.


사고방식도 유연하고 창의적이었다. '무한요리지옥'에서 당근을 소재로 한 미션이 주어졌을 때, 그가 내놓은 '꼬마 당근 튀김'과 '당근 짜장면'은 기발하면서도 젊은 감각을 건드리는 선택이었다. 여기에 수십 년 내공에서 비롯된 맛의 완성도가 더해지며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무림고수인 그가 보인 태도도 울림을 안겼다. 온라인 상에선 '후덕죽 사고'라는 말도 유행했다. 팀 미션에서 임 셰프가 소스를 만들겠다고 나섰을 때, 자신이 할 수 있음에도 "다른 사람이 하면 되지 뭘"이라며 의심 없이 자리를 내주고 궂은 일을 자처했다. '꼰대'일 것만 같았는데 선입견을 깨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열기에 충분했다.


겉모습도, 풍기는 분위기도 전혀 다른 두 셰프에게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 세월이 쌓였음에도 여전히 일을 대하는 태도에 열정과 패기가 살아 있고, 새로운 도전을 즐기며, 이를 뒷받침하는 실력이 따른다는 점이다. 시청자가 이들에게서 본 것은 단순한 요리 실력이 아니었다. 한 직업인으로서 자신의 일을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오래 살아남아왔는지에 대한 존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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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디지털콘텐츠팀 서민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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