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3형제' 김민성, 준성, 해성.<김형구씨 제공>
'복싱 3형제'의 막내 김준성이 지난 8일 경산시 하양읍 한 복싱 체육관에서 샌드백을 치고 있다.이효설기자
복서를 길을 함께 걷고 있는 형제 김준성과 해성이 최근 집앞에서 복싱 자세를 하고 있다.<김형구씨 제공>
경산의 '복싱 3형제'가 세간의 화제다. 형제가 잇따라 한국체대에 입학한 것은 물론,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경북체고 복싱 유망주 김준성(2학년)이 최근 주니어 복싱국가대표에 1위로 선발됐다.
김준성은 지난해 11월 충남 청양군에서 열린 '2026 유스 및 주니어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80㎏ 체급에 출전, 정상에 올랐다.
김준성은 "목표는 1등이었지만 금메달을 딸 줄은 몰랐다. 정말 기뻤다"고 소감을 말했다.
당시 경북체고에서 9명이 출전했지만, 김준성이 유일하게 국대에 선발됐다.
앞서 영남일보(2020년 11월 27일자)에서는 김준성의 큰 형 김민성이 복싱 입문 3년 만에 전국대회를 석권, 2021년 복싱국가대표에 선발됐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당시 김민성은 무학중 3학년의 복싱 유망주로 소개됐다.
김민성은 현재 한국체대(3학년) 재학중이며, '2025 전국체전' 복싱 라이트헤비급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국가대표(2025)로 활약중이다.
김준성의 둘째 형도 복서의 길을 걷고 있다. 한국체대 입학을 앞두고 있는 김해성(20)은 2025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 1위, 2025 전국복싱협회장배 복싱대회 2위 등 각종 전국 규모대회에서 메달을 휩쓸고 있다.
이들 '복싱 3형제'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복싱체육관에 발을 들였다. 막내 김준성은 "초등 3학년 때 유튜브에서 복싱 영상을 보고 반했다. 아버지께 말씀드렸더니 집 근처 체육관으로 데려가셨다"고 했다. 막내가 그랬던 것처럼 큰형도, 둘째 형도 아버지의 권유로 복싱을 시작했다.
아버지 김형구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3형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부모로서 학업 지도에 열성적이었다. 그런데 공부해서 판검사의사 안되면 별로 소용없다더라"면서 "자기 하고싶은 일하면서 사는 게 최고의 인생"이라고 자녀교육 철학을 요약했다.
복싱은 '헝그리 정신'의 본산이다. 복싱의 황금기였던 1970~80년대 한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복싱은 출세의 상징이었다.
10대와 20대 복서들에게 '헝그리' 얘길 꺼내자, 함께 웃었다. 김준성이 먼저 "헝그리 정신, 그런 건 없다. 재밌어서 복싱을 한다"고 답했다.
김해성은 "국내 복싱리그는 인기가 없다. 일본은 인기가 있고 직업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들었다. 해외 리그로 눈을 돌려서 계속 복싱을 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형제는 복서를 '(두들겨)맞는 직업'이라 정의했다. 복싱을 구경하면 멋있어 보이지만 막상 해보면 고통이라는 것. 김해성은 고3 때, 실업팀 형의 스파링에 턱을 맞아 정신을 잃고 하루 정도 일어나지 못했다. 김준성은 "주먹 휘두르는 게 다가 아니다. 발과 허리를 잘 써야 하는 게 복싱이다. 상대의 주먹이 들어올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바둑처럼 정교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3형제를 직접 지도한 장동보 하양복싱클럽 관장은 "3형제가 한 클럽에서 운동해 두각을 드러내는 일은 보기 힘든 일"이라면서 "첫째는 상대에 한번 맞으면 맹수처럼 돌변해 복서답다. 둘째는 피지컬과 센스, 악착같은 면이 있다. 막내는 근력과 피지컬이 가장 좋고 기본기가 탄탄하다"며 총평했다.
김준성은 복싱계에서 가장 정석적면서 영리한 복서로 꼽히는 드미트리 비볼을 우상으로 꼽았다. 그는 "제가 원하는 복싱 스타일의 소유자다. 화려한 기술 없이 탄탄한 기본기로 승부한다"면서 "비볼처럼 기본기와 압도적인 거리 조절로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복싱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가을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면서 "비볼처럼 예의 바르고 겸손하게 운동을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김해성은 "국가대표가 되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게 내 꿈"이라면서 "민성 형이 내게 가르쳐준 복싱을 이제 내가 준성에게 가르쳐준다. 늦은 밤까지 3형제가 함께 체육관에서 운동했던 시간을 보물처럼 갖고 운동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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