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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시론] 에너지 분권이 지방균형발전 이끈다

2026-01-21 06:00
마창성 동부지역본부장

마창성 동부지역본부장

새해 들어 만난 포항지역 기업인들은 거의 "올해도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불안과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는다. 최근 3년 사이 70% 가까이 급등한 산업용 전기요금이 기업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가공할만한 인상폭은 기업의 자구노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어서, 산업현장에서 체감하는 파급력은 엄청나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다, 보호무역 강화와 고금리·고환율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기업들은 더 이상 비용을 절감할 여지도, 버틸 여력도 남아 있지 않다. "공장을 돌릴수록 손해"라는 자조적인 표현이 현장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포항철강공단 입주업체들의 현실은 절박하다 못해 살벌할 지경이다. 수요 부진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더해 급등한 전기요금 부담까지 떠안으며 벼랑 끝에 매달려 있다. 정부가 철강산업보호를 위해 이른바 'K-스틸법'을 통과시켰지만, 철강업계의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당장 공장 가동 여부를 좌지우지하는 전기요금 문제는 손도 못 댔기 때문이다. 법은 만들어졌으나, 현장의 숨통을 틔우기에는 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문제의 핵심은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적용되는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에 있다. 경북은 전국에서 발전소가 가장 많이 밀집된 지역으로 국내 전력 생산의 중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는 수도권과 동일한 요금으로 소비된다. 지극히 불공평한 구조가 아닐 수 없다. 부담은 지방의 몫으로 돌리고, 비용 혜택은 전국이 공유하는 시스템 속에서 정작 지역 산업은 아무런 보상 없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너지 생산 및 제조업 중심지인 경북이 오히려 높은 전기요금으로 경쟁력을 잃어가는 모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박용선 경북도의원이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 결정권을 지방에 넘겨, 에너지 분권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주목한다. 그는 고사위기에 처한 포항철강공단을 살리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독점해온 전기요금 결정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의 산업구조와 에너지 생산여건을 고려, 요금결정에 지방정부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정부가 올해 안으로 시행하기로 했던 '전기요금 지역차등제' 도입 역시 하루빨리 실현돼야 한다. 전력을 생산하는 지역과 대규모 산업단지가 위치한 지역을 대상으로 합리적인 요금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이는 특정 지역에 특혜를 주자는 주장이 아니라, 에너지 생산과 소비, 그리고 산업 입지를 연계해 국가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의 제도 개선이다. 수도권 중심의 소비 구조를 유지하면서 지방 산업에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에너지 분권은 곧 산업 분권이며, 국가경쟁력의 문제이기도 하다. K-스틸법과 같은 산업보호 입법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할 뿐 아니라, 해결 자체가 난망인 구조적 비용 문제를 전기요금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 지방이 생산한 에너지가 지방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제조업 공동화와 지역 소멸은 피할 수 없다. 모두 수도권 일극 체제에서 비롯된 일이다. 이제는 지방을 단순한 '전력 생산기지'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산업용 전기요금 결정권 이양과 전기요금 지역 차등제 도입을 통해 에너지 정책과 산업 정책을 연계하는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한다. 에너지 분권은 선택이 아니라 대한민국 제조업과 지방을 살리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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