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도전 나서는 이재만 전 동구청장
TK공항·취수원·청년 일자리…해법은 실행력
“대구경제 광복 이후 최대 위기…골든타임 놓쳐선 안돼”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위기에 빠진 대구를 구하기 위해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했다"는 출마의 변을 밝히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은 올해 6월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시장 도전을 가장 먼저 공식 선언했다. 대구시장 선거의 첫 테이프를 끊은 셈이다.
주요 주자들이 출마 시기와 방식, 정치 셈법을 저울질하는 사이 이 전 구청장은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격언처럼 다른 출마예정자보다 한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선거는 이 전 구청장의 세 번째 도전이다. 두 번의 고배를 마셨지만 물러서지 않고 실패의 경험을 행정과 정책, 지역 현안에 대한 이해로 축적했다.
이 전 구청장은 선거 출마 선언 이후 바닥 민심을 훑으며 대구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를 해결할 정책 기획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그는 대구의 심각한 경제위기를 '새로운 가난'이라고 정의했다. 영남일보는 지난 15일 이 전 구청장과 만나 경제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차별화된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세 번째 도전이다. 대구시장 선거 재도전에 나선 이유와 다른 주자들과의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대구는 말 그대로 아주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2014년과 2018년에 이어 세 번째 도전인데, 그동안 대구가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 특히 시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많은 준비를 해왔다고 자부한다. 대구는 지난 33년간 GRDP가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렀고, 이를 누적해서 따져보면 약 680조원에 달하는 기회를 상대적으로 상실했다. 저는 4년 안에 대구의 GRDP 순위를 10위권 안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먹거리를 확보해 두고 출마했다. 대구시장은 말로 평가받는 자리가 아니라, 일을 해서 성과로 증명해야 하는 자리다. 저는 8년간 동구청장을 맡으며 국책·시책 사업을 직접 추진하고 성과로 검증받았다. 후보들 중 상당수가 관료 출신이거나 실질적인 경영 경험이 없는 반면에 저는 행정을 경영의 관점에서 운영해 온 일꾼이다. 중앙정부의 예산을 따오고 국내외 대기업을 유치하는 '세일즈 행정', 정부부처 및 타 지자체와의 협상을 통해 최소한을 내주고 최대한을 얻어오는 '협상 행정', 동대구역세권복합환승센터와 같이 민간 자본과 공공자원을 결합해 새로운 공공 서비스를 만드는 '융복합 행정', 기피 시설과 선호 시설이란 당근과 채찍으로 갈등을 해소하는 '민원 행정' 등 경영 행정의 4가지 축으로 대구 경제를 살리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내겠다."
▶동구청장 출신으로 TK공항 건설사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미래 방향을 제시한다면.
"통합신공항의 가장 큰 문제점은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데 있다. 분명한 예산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정부예산을 단 한 푼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경북도와 대구시가 1조원씩 부담해 첫 삽부터 뜨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신공항은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출발했지만 통합공항이전특별법을 통해 부족분을 정부가 지원할 수 있도록 했음에도 실제로는 국비 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해법은 명확하다. 후적지의 가치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기부대양여 구조 자체를 완성시키면 된다. 땅의 가치는 길이 결정한다. 구미~영천 구간 경부고속도로가 'W자'형 구조를 갖고 있는데, 이를 직선화하고 일반도로로 전환하면 후적지에 대한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여기에 더해 신공항과 후적지를 직선으로 연결하는 약 27㎞ 구간의 도로를 새로 구축해 25~30분 안에 오갈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면 후적지의 잠재력은 달라진다. 이 과정에서 고속도로가 어렵다면 국비 지방도, 민자도로 방식까지도 열어두고 접근해야 한다. 신공항 건설은 더 늦출 수 없는 사업이다. 빨리 착공하고 완성해야 대구 시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고 청년 일자리도 만들어낼 수 있다."
▶대구 숙원 사업 중 하나인 취수원 이전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은.
"대구 물 문제의 핵심은 선택의 문제다. 영천댐(자양댐)의 저수량은 약 40만t으로, 운문댐보다 10만t 이상 많다. 이 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가장 먼저 영천시와의 협의·협상으로 풀어야 한다. 물 관리는 정부가 통합 관리하기 때문에 지자체 간 합의만 이뤄지면 정부 승인도 충분히 가능하다. 대구의 하루 물 사용량은 약 97만t 수준으로 과거 110만t에 비해 줄었다. 이 상황에서 영천댐에서 25~30만t을 확보할 수 있다면 대구의 댐 물 사용 비중을 단번에 7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이후 전 시민이 안정적인 댐 물을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 군위댐이 중요한 대안인데, 수질 조사와 활용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거치면 100%까지도 전환이 가능하다. 대구는 하루빨리 낙동강 물에서 벗어나야 한다. 댐 물로 충분히 전환할 수 있음에도 35년 동안 경영 행정이 부족해 실행하지 못했다. 겸손하게 접근하고, 시민을 중심에 두고 협상하면 충분히 풀 수 있다."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대구의 청년 유출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고 극복 방안을 제안한다면.
"대구 청년 유출의 가장 큰 원인은 양질의 고임금 일자리가 없다는 점이다. 일자리가 있으면 떠난 청년들도 돌아온다. 해법으로는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과학·신기술 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AI·로봇·모빌리티·바이오 등 4가지 분야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산업단지부터 만드는 방식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은 연구개발부터 하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대구의 개발사업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부동산만 있고, 산업 콘텐츠가 없었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 AI 기업을 유치하고 그 기업을 중심으로 지구 단위 계획을 짜고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최고의 기업이 들어오면 관련 기업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두 번째는 문화·역사·관광의 산업화다. 젊은 세대의 관광은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와 새로운 경험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세계적 흐름에 맞는 디지털과 결합된 새로운 관광 콘텐츠 기업을 유치해 대구를 바꾸겠다. 이 두 가지를 축으로 청년들이 떠나지 않고 돌아오는 도시를 만들겠다."
▶대구의 경제위기가 심각한 수준이다.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으며, 해결 방안이 있는지.
"대구의 경제 상황은 광복 이래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고통이고, 최대 위기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정치인들이 책임 없는 정치를 해왔고, 그 옆에서 공천만 의식한 채 비판 없이 따라붙은 구조가 반복됐다. 그 과정에서 시민들은 방치됐고, 피해도 고스란히 대구시민에게 돌아갔다. 일자리가 없으니 자영업으로 내몰리고, 대출을 받아 버티다 다시 무너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시스템이 무너진 결과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단기적이면서도 결정적인 해법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공연장인 '스피어'를 유치하는 것이다. 지금 아시아권에서 유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고, 말레이시아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오지 않는다. 대구는 지리적·환경적으로 스피어 유치에 가장 적합한 도시다. 우리는 부지만 무상 제공하면 되고, 건설비는 전액 스피어에서 부담한다. 스피어는 직접 고용만 5만명, 파급효과를 포함하면 약 3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연 매출은 7천500억원 수준이지만, 도시 전체 경제 효과는 30조원에 달한다. 스피어 유치는 통합신공항 건설과 맞물려 대구의 미래를 바꿀 것이다."
▶대구시장 출마예정자로서 새해 대구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대구가 왜 이렇게 됐는지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일해야 할 사람들이 일하지 않았고, 정치가 약속과 책임을 지지 않았다. 다만 지나간 것은 역사다. 역사를 알아야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미래의 그림도 더 분명하게 그릴 수 있다. 대구의 미래를 위해 할 일이 너무 많다. 시장이 돼서 혼자 그림만 그리고 공무원들과 회의만 한다고 해결되진 않는다. 핵심은 시청 조직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노후화된 뿌리산업의 산업 엔진에 디지털과 AI를 어떻게 입혀 경쟁력을 만들 것인지, 문화·예술·체육을 관광 자원과 어떻게 연계해 산업화할 것인지, 과학·신기술 산업을 어떻게 대구 안에서 키워낼 것인지 등 총체적으로 해야 한다. 각각의 문제에는 각각의 처방전이 있어야 하고, 선거가 끝나는 순간 바로 인수위 단계에서부터 즉시 실행이 시작돼야 한다. 지난 12년간 절박한 마음으로 고민했고, 준비해왔다. 이번 선거는 '일꾼을 뽑는 선거'라는 점을 기억해주시면 감사하겠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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