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대구·경북) 행정통합으로 향하는 길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이 지난 20일 행정통합 추진에 전격 합의했고, 경북도의회도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다행이다. 일단 대구경북 성장의 방향성에 동의했다는 점에서 통합의 정당성이 확보되는 기반이 마련됐다. TK 행정통합은 단순히 두 지역이 합쳐지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 지방자치 역사상 유례없는 '메가시티'의 탄생을 의미한다. 갈수록 비대해지는 수도권에 맞서, 비수도권의 거점도시로 우뚝 설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통합의 조건만을 따져 방향성을 놓친다면 소멸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정부의 파격적인 인센티브는 대구와 경북의 통합 지자체가 스스로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종자돈' 성격을 지닌다. 정부는 통합 지자체에 연간 5조원, 4년간 20조원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용도가 정해진 돈도 아니다. 통합 지자체가 지역현안에 맞춰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포괄보조금 형태다. 중앙정부로부터 240여개의 특례권한도 넘겨받게 된다. 한마디로 돈의 흐름이 바뀌게 된다. 매력적인 내수시장과 인재 풀이 형성되고, 물류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인프라가 통합된다. 글로벌 기업이 찾아오는 '500만 메가시티'의 꿈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메가시티의 성공은 해외에서도 증명됐다. 쇠락하던 산업도시 영국 맨체스터는 '연합지방정부'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포괄예산제 등 돈과 실질적 권한을 갖고 도시의 체질을 개선해 지금은 디지털, 테크의 허브로 변신했다. 대구와 경북은 비수도권 성장엔진, 메가시티로의 도약이라는 방향성을 믿고 강력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 언제까지 소멸의 위기를 걱정하고 중앙정부의 지원에만 목을 맬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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