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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세상] 연 5조 인센티브 시대, 대구·경북은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2026-01-23 06:00
김세현 기술보증기금 고객부장

김세현 기술보증기금 고객부장

구호로만 여겼던 5극3특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대신해 다섯 개 초광역권과 세 개 특별자치권역을 중심으로 국가 골격을 다시 짜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행정통합을 선택한 광역단체에는 연간 최대 5조원, 4년간 20조원 수준의 재정지원과 서울시급 위상, 공공기관 이전 패키지가 약속되면서 지방 간 '통합 경쟁'은 이미 속도전에 들어갔다.


​한때 대구·경북은 이 논의의 선두주자였다. 2026년 통합자치단체 출범을 목표로 통합특별시 구상을 가장 먼저 내놓고 공론화에 나서며 전국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통합 청사 입지, 시·군 권한 배분, 경북 북부권 소외 우려 등 현실적 갈등이 불거지면서 추진 동력은 급속히 약화됐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를 둘러싼 불신과 공론화 부족 논란까지 겹치며, 통합은 미래전략이 아니라 피로한 정치 이슈로 소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속도라기보다 프레임이다. 통합을 지방소멸과 성장 정체를 돌파할 경제·생활 전략이 아닌 '대권 놀음'과 진영 정치의 연장선으로 읽히게 만든 순간, 시민의 피로감이 앞섰다. 반면 중앙정부는 행정통합에 재정·규제 완화·공공기관 이전을 묶은 국가전략 사업의 옷을 입혀, 인센티브를 앞세운 거대한 구조 개편 작업으로 설계하고 있다. 같은 제도를 두고도 한쪽은 소모적 정치, 다른 쪽은 성장 플랫폼으로 본 셈이다.


​그렇다고 대구·경북이 뒤처진 것만은 아니다. 비수도권 첫 광역철도인 대경선은 개통 1년을 앞두고 누적 이용객 500만 명을 넘기며 구미·칠곡·대구·경산을 잇는 1시간 생활권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여기에 대구권 광역철도 2단계, 대구산업선, 달빛내륙철도, 통합신공항을 연결하는 대구경북선까지 더하면, 대구·경북 전역을 1~2시간대로 묶는 '대순환 철도망'의 뼈대가 갖춰진다. 이 광역철도망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가 아니라 대경 메가시티의 경제지도를 바꾸는 기반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형식보다 내용'이라는 실패의 교훈을 통합 대안으로 구체화하는 일이다. 통합특별시라는 간판과 위상, 자리 배분을 둘러싼 논쟁보다, 대구·경북이 광역철도망·통합신공항·산업벨트를 묶은 메가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이에 상응하는 규제 특례·재정지원·공공기관 이전 패키지를 스스로 설계해 협상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 시민에게 중요한 것은 통합의 찬반이 아니라 삶의 변화이며, 예산·서비스·일자리의 구체적 그림이 빠진 통합 논의는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점이 이미 확인됐다.


그 관점에서 대구·경북은 먼저 통합의 '순서'를 다시 짜야 한다. 통합특별시 직행이 아니라, 광역연합과 공동사무·재정공동기금으로 실질 협력을 쌓고, 이어 특별지방자치단체를 거쳐 통합자치단체로 가는 단계별 로드맵을 공식화할 필요가 있다. 각 단계마다 입법·재정·조직 개편 목표를 수치로 제시하면, 통합은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 행정개혁 프로젝트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중앙정부 인센티브는 '따라가는 조건'이 아니라 '끌어오는 조건'이 되어야 한다. 5극3특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전제 조건이다. 통합의 속도보다 내용과 전략에서 다시 선두에 설 때, 대구는 실패의 기억을 딛고 대경권 거대경제권의 중심 도시로 재도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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