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유아 환자 급증…성인층 확산 가능성도
대구 의사환자분율 1월 들어 반등, 감소세 종료
전문의 “집단생활 많은 연령대 예방접종 중요”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사는 초등학교 3학년 김모(9)군은 지난주 갑자기 고열과 기침이 나서 병원을 찾았다. 방학 동안 학원 수업을 이어가던 중 증상이 시작됐고, 검사 결과 인플루엔자 확진을 받았다. 같은 학원에 다니던 친구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잇따라 나타났다. 김군 어머니는 "지난 연말에 독감이 잠잠해져 한동안 안심했는데 1월 들어 다시 확산되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인플루엔자(독감, 병의원 평균 A형 30%·B형 70% 확진) 유행세가 1월 들어 다시 반등하고 있다. 특히 초등생과 유아를 중심으로 환자 비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 성인층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7일 영남일보가 대구시의 연령별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외래환자 1천명당 의사 환자 수)자료를 분석한 결과, 47주차(지난해 11월 16~22일)에 91.8로 정점을 찍은 뒤 연말에는 30 안팎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1월 들어 감소세가 멈추고 다시 반등해 3주차(1월 11~17일)에는 33.6으로 집계됐다. 유행 정점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하락 흐름이 상승세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재확산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반등의 중심에는 초등생과 유아층이 있다. 7~12세 연령대 의사환자분율은 연말 80대 중반까지 내려갔다가 1월 들어 급증해 3주차에는 133.9를 기록했다. 1~6세 유아도 같은 기간 37.0→ 69.2로 갑절 가까이 늘었다. 겨울방학 이후 학원 등 실내 활동이 늘어난 데다, 집단생활을 통해 감염 고리가 재형성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고교생 연령대는 지난해 말 이미 정점을 통과한 모습이다. 13~18세 의사환자분율은 46주차 234.0에서 이후 꾸준히 감소해 3주차에는 79.7까지 낮아졌다. 다만 여전히 성인층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학교 내 추가 전파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허정욱 KH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 원장(내과 전문의)은 "학교나 학원처럼 밀집된 공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아동·청소년은 인플루엔자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지역사회 독감 유행을 막기 위한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서도 예방접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인층에서도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19~49세 연령대 의사환자분율은 연말 20대 초반까지 떨어졌으나, 1월 들어 재상승해 3주차엔 34.2를 기록했다. 소아·청소년층을 중심으로 한 유행이 가정과 직장으로 옮겨가는 '2차 확산 단계'에 접어들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반면 50대 이상 중·장년층과 65세 이상 고령층의 의사환자분율은 전반적으로 한 자릿수에 머물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예방접종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보이지만, 의료계에선 고령층의 경우 감염 시 폐렴 등 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만큼 방심은 금물이라고 강조한다.
안빈 KH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진료과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독감 예방접종은 감염 자체를 막는 역할뿐 아니라, 증상이 발생해도 중증으로 악화될 위험을 크게 낮춰준다"며 "접종 후 두드러기나 혈관부종 등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이상 반응이 지속되면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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