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금값이 고공행진하면서 골드바를 찾는 고객은 늘었지만, 금은방에서 금이나 귀금속을 사려는 사람이 줄었다. 이탓에 지역 자영업자들은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연일 금값이 고공행진하면서 골드바 수요는 늘었지만 정작 소매업인 금은방에서는 금·은 귀금속을 사려는 사람이 급격히 줄어든 모습이다. 이탓에 대구지역 금은방들은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며 울상짓고 있다.
29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금 한 돈(3.75g) 가격은 112만1천원으로, 이날 처음으로 110만원을 넘어섰다. 하루에만 금값이 108만8천원→111만4천원→111만5천원으로 가격이 네 차례나 바뀌면서 지역 금은방도 매일 혼란 속에서 영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날 오후 2시쯤 대구 중구 교동귀금속거리. 영남일보 취재진이 이날 귀금속거리 내 가게 내부를 살펴봤지만 귀금속을 구경하거나 사러 온 고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평일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상인들은 손님이 없어 가만히 앉아 스마트폰을 보거나 인근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교동귀금속거리에서 수십 년간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한 금은방 관계자는 "코로나19때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 금값이 너무 올라 고객들이 귀금속을 사질 않으니, 갖고 있는 금을 팔아 직원 임금과 생활비를 마련하는 곳도 부지기수다"며 "돌반지는 이미 금값이 70~80만원 대에서 매출이 반토막 이상 났고, 커플링 수요도 많이 줄었다. 사실상 금은방은 이제 '침몰한 배'라고 표현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푸념했다.
이탓에 일부 금은방은 갖고 있는 장신구를 모두 팔고 장사를 정리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교동귀금속거리를 살펴보면 곳곳에 '임대'가 붙여진 금은방이 있었고, 여러 상인들이 모여 다양한 귀금속을 판매하는 '귀금속백화점'도 곳곳에 매대가 텅 비어있거나, 아예 문을 닫은 곳도 있었다.
일부 금은방이 문을 닫는 가운데, 골드바를 판매하는 '금 거래소'가 그 빈자리를 메우는 모습이다.
교동귀금속거리에서 금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던 한 상인은 "도매 입장에서 보면 골드바를 찾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두세배는 늘었다. 실버바는 찾기도 어려울 정도다. 아무래도 대구에서는 교동귀금속거리가 가장 금 관련 제품을 많이 다루니 이곳에 문여는 금 거래소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금은방 역시 금값 상승이 계속될거라고 전망하면서, 상황이 더 어려워질 거란 불안감에 떨고 있었다.
황해범 교동주얼리특구 상인회장은 "최근 교동귀금속거리에는 투자 목적의 골드바, 실버바 구매를 위해 금거래소 방문객이 늘었을 뿐, 일반 장신구를 취급하는 금은방에는 손님이 많이 줄었다. 금값이 계속 고점을 찍는 바람에 소비자들도 어디까지 가격이 오를 지 관망하고 있는 듯 하다"며 "금은방 입장에서도 하루에만 몇 번식 가격이 바뀌다보니 고객이 투자 목적으로 금을 구매하려한다 하면 오히려 '지금 사지말라'고 말릴 정도다. 당분간 이같은 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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