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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회생법원이 들어설 대구지법 청사 4층 전경. 대구지법 제공
대구회생법원 개원추진단 관계자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대구지법 제공
현 대구지법 청사 내 도산 관련 업무 부서 전경. 대구지법 제공
대구회생법원 개원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역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비율이 비교적 높은 지역의 신속 채무조정에 구세주가 되어줄 '전문 회생법원'이 들어서는 것이다. 무엇보다 고물가·고금리로 시름하던 이들의 신속한 경제 회복력과 사회안전망 강화의 구심점이 생기게 된 것이 반갑게 다가온다. 도산사건 처리에 대한 전문성과 효율성이 그만큼 향상될 것으로 보여서다.
◆'회생법원' 필요…왜 대구인가?
다음 달 3일 개원을 앞둔 국내 회생법원 대상지는 대구를 비롯한 광주·대전 3곳이다. 각각 관할권은 영남권(대구경북), 호남·제주권, 충청권이다. 기존 서울·수원·부산에 이어 3곳이 추가 설립되는 것이다.
대구·광주·대전 회생법원 신설은 2024년 말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가시화됐다. 대구의 경우, 지난해 1월 대구회생법원 청사 후보지에 대한 법원 구성원 및 유관기관 의견 수렴을 거쳐 그해 4월 법원행정처에 회생법원 설치 관련 보고가 이뤄지며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달엔 대구회생법원 개원 준비단도 발족했다.
대구지법 민경준 공보판사는 "대구회생법원이 개원하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기업, 소상공인, 개인 채무자들에게 보다 체계적이고, 신속한 도산 전문 사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지역사회에서도 회생법원이 대구·경북에 희망의 플랫폼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 "대구 회생 사건 난이도 높아"
대구회생법원 설립의 전제는 중소사업체가 즐비한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개인·법인의 회생 및 파산 증가에 있다. 단일 지방법원으로서 관할 인구 및 도산사건 접수가 많은 대구에 회생법원 설치가 불가피한 상황에 이른 것.
국가통계포털 KOSIS를 보면, 대구 전체 산업별 사업체 수(단독 사업체)는 2022년 26만4천530개, 2023년 27만646개, 2024년 27만1천539개다. 2024년 말 기준으로 전국 특·광역시 중 서울·부산·인천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다. 광주(16만5천170개)·대전(16만2천6개)과도 큰 차이가 난다. 경북지역 사업체 30만여개를 합치면 사업체 분포 규모는 더 커진다.
법원통계월보(사법정보공개포털)를 살펴보면 지난해 대구지법 내 도산사건 중 개인회생 접수 건수는 1만2천816건이다. 회생법원이 있는 서울·수원·부산을 제외한 12개 법원 중 신청 건이 가장 많았다. 법인 회생(105건), 개인 파산(4천167건), 법인 파산(101건), 개인면책(3천945건) 접수 건수도 이와 비슷한 흐름이다.
엄건용 변호사(파산·회생 전문)는 "현재 회생·파산을 주로 다루는 변호사들 사이에서 대구는 가장 난이도가 높은 지역으로 인식된다. 회생사건 처리와 관련해 서울·수원·부산보다 사법절차가 느리고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절차도 까다롭다"고 말했다. 이어 "회생·파산 사건은 개별 사안마다 판사의 재량적 판단이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판사만의 판단으로 끝나는 구조가 아니라 회생위원·파산관재인 등 여러 실무인력이 함께 절차를 운영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지역별 회생법원 윤곽 초읽기
대구·광주·대전 회생법원 신설에 따른 운영 방안도 어느 정도 틀이 잡혀가고 있다. 다음 달 개원에 맞춰 당분간 기존 지방법원 건물을 활용한다. 대구와 대전은 각각 2027년 옛 식약청 건물(달서구 이곡동)과 옛 한국농어촌공사 건물(서구 둔산동)을 리모델링해 이전한다. 광주는 현 광주법원종합청사(동구 지산동)에서 업무를 진행한다.
재판부 규모 및 인적 구성은 아직 미정이다. 다만 현 규모보다 늘어날 것은 확실시된다. 오는 6일 법관 인사 후 확실한 회생법원 조직체계가 마련될 전망이다. 현재 대구지법의 도산사건 전담재판부는 제1~8파산단독부(판사 3명), 제1~4회생단독부(판사 4명), 제1~12 개인회생단독부(판사 5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3곳을 이끌어 갈 수장은 최근 법원장 인사를 통해 정해졌다. 초대 대구회생법원장엔 심현욱(사법연수원 29기) 울산지법 부장판사가 보임됐다.
최철영 대구대 교수(법학박사·법학부)는 "회생법원 신설로 사법행정서비스 체계가 새롭게 갖춰진 만큼 지역 법조 인프라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전문 회생법원이 생기면 전담 판사들이 배치되고, 이를 상대로 활동하는 변호사들도 자연스레 늘어난다. 이를 목표로 준비하는 지역 로스쿨생들도 생길 것이다. 신용정보, 금융·회생컨설팅 등 관련 산업과 서비스 분야도 함께 형성되면 지역에 새로운 법조·금융 생태계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동현(사회)
산소 같은 남자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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