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단일안 마련이 우선”… 2월 국회 처리 사실상 무산
대전·충남 분리 처리도 거부, 3~4월 처리 가능성만 열어둬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에 제동을 건 것과 관련해 지역 내 반대 의견, 대전·충남 분리처리 반대를 이유로 들었다. 앞서 민주당이 요구했던 국민의힘의 당론 등 선결 과제가 처리됐지만 추가 조건들을 제시한 것이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2일 국회 본청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북 8개 시군의회 의장단이 반대 입장을 냈다"며 "지방자치법은 관계 지방의회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 오라고 하는데, 이견이 있을 경우 법이 통과돼도 갈등 요소로 새롭게 발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대구·경북 통합에 신중한 입장을 내비치는 가장 주된 이유는 '지역 내 반대 의견'이다. 한 원내대표는 "광주·전남은 시도지사와 시도의회가 만장일치로 단일한 의견을 만들어 왔다"며 "대구·경북은 아직 그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했다. 광주·전남의 경우도 추진 과정에서 통합 청사 위치 문제를 놓고 무안군 의회가 반발하며 삭발 시위까지 벌이는가 하면, 함평군 의회도 지난달 11일 공식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내부 갈등이 없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전날 이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광주·전남은 시도지사와 시도의회가 반대 의견 없이 만장일치로 단일한 입장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TK와 차이가 있다는 것이 민주당의 시각이다. 한 원내대표는 "광주·전남지역도 무안군 등 이견이 있었지만, 결론은 완벽하게 반대가 한 곳도 없이 단일한 의견을 만들어 오지 않았느냐"며 "그 단일한 의견을 만드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행정통합의 중요한 의미는 지역의 작은 반대에도 유심히 보는 것"이라며 "단일한 의견을 만들어 오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 북부 지역은 국민의힘 김형동(안동-예천) 의원이 최근에도 반대 기자회견을 했고, 박형수(의성-청송-영덕-울진)·임종득(영주-영양-봉화) 의원은 통합법안에 공동발의를 하지 않는 등 일관되게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때문에 단기간에 이를 설득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 제동 관련 인포그래픽. AI 생성 이미지
또 국민의힘의 입장이 일관되지 않다는 불신도 민주당 입장에선 반대 이유다. 민주당 전용기 원내소통수석은 "국민의힘 당론이 오락가락한다"며 "시도의회와 지역 의회에서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국회에서 급해지니까 당론을 정했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전 수석은 "균형 발전에 대한 장동혁 대표의 입장은 단 하나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장 대표가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한 입장을 먼저 발표하고 (통합법 처리 혼란에) 사과도 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당은 충남·대전 통합을 배제한 '분리 처리'에도 부정적이다. 민주당의 기본 방침은 광주·전남, 대구·경북, 충남·대전 등 3개 광역권 통합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다. 이날 한 원내대표는 "5극 3특이라는 궁극적 목표는 변하지 않는다"며 충남·대전을 포함한 동시 처리 원칙을 재확인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해당 지역 단체장이 적극 반대하고 있어 설득은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통합법의 처리 시간이 임박했다는 점도 국민의힘 입장에선 부담이다. 앞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2월 임시국회를 6월 지방선거 전 통합 시한으로 못 박은 바 있다.
다만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 종료(3일) 이후에도 정부 측 실무 절차 등을 확인해 처리 가능 시한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 내 처리가 원칙"이라면서도 "통합법 부칙 조항을 통해 사퇴 시한을 넘기더라도 출마 기한을 줄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정부 측 실무 절차 확인을 거쳐 3~4월에 처리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