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위, 현역 의원 족쇄 풀고 단체장엔 결선투표 압박
임이자 등 출마 채비 속 이철우 측 “어떤 구도든 자신”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3차 회의에서 온라인 공천시스템 홍보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제9회 지방선거 공천룰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 특히 이번 주 공천관리위원회가 연이어 발표한 4차, 5차 회의 의결 사항을 살펴보면 이번 선거판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엿볼 수 있다는 평가다.
핵심은 두 가지다. 거물급 인사들의 경선 등판은 한결 수월해졌고, 현역 단체장들의 경선 무대는 한층 극적으로 꾸며질 전망이다.
◆ 현역 의원 광역단체장 출마, 페널티 족쇄 풀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지역구 국회의원이 광역단체장(시·도지사) 선거에 나설 때 받던 페널티(감산점)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당초 4차 회의 발표까지만 해도 지역구 의원이 지방선거에 출마하면 경선 구도에 따라 1점~3점의 감점을 받도록 되어 있었다.
때문에 대구의 경우 현역들이 유리한 위치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출마를 선언한 현역 국민의힘 의원은 주호영(대구 수성구갑), 윤재옥(대구 달서구을), 추경호(대구 달성군), 유영하(대구 달서구갑), 최은석(대구 동구-군위군갑) 등이다.
당초 공관위는 현역 의원의 출마를 억제하려는 장치로 감점을 뒀지만 불과 며칠 뒤 열린 5차 회의에서 이를 변경했다. '광역단체장 출마의 경우 미적용'이라는 예외 조항을 추가하며 입장을 선회한 것. 이는 사실상 광역단체장 선거에 경쟁력 있는 중진 의원이 페널티 부담 없이 차출되거나 도전할 수 있도록 빗장을 열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당의 승리를 위해 '체급'이 높은 선수들을 전면 배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라는 것이 정치권의 관측이다.
공관위 부위원장인 정희용 사무총장은 이날 영남일보와 통화에서 "경선도 흥행의 한 요인인데 그리고 출마자가 없는 지역도 있을 수 있어서 내린 결정"이라며 "민주당도 (현역 의원의) 광역단체장 지원은 예외로 둔 만큼 상대당의 결정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 TK에 미칠 영향은?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인식되는 대구·경북(TK)의 속내는 복잡하다. 대구의 경우 현역 단체장의 공석으로 별다른 변수가 없지만 경북은 변수를 맞게 됐다. 우선 지역구 국회의원이 대구시장이나 경북지사에 출마할 때 받던 감산점이 전면 폐지되면서, 출마 시기를 저울질하던 다선 중진급 현역 의원들의 발걸음이 한층 가벼워졌다. 실제로 임이자(상주-문경) 의원이 경선 후보 등록 막판 출마 채비에 나선 상황이다.
반면 수성을 해야 하는 현역 단체장 입장에선 예전처럼 다수의 도전자가 표를 나눠 가지는 다자 구도가 아니라, 예비경선을 거치며 인지도를 키운 단 한 명의 도전자와 '결승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상 현역 교체를 바라는 표심이 결승전에 올라온 단일 도전자에게 결집할 수밖에 없어, 현역 프리미엄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철우 도지사 측 관계자는 이날 영남일보와 통화에서 "당의 경선룰에 불만 없이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어떤 구도든 자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의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지속해서 공천에서 '교체'를 강조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국민은 새 얼굴을 원한다. 시대교체를 요구하고 있다"며 현역 교체를 시사했다. 때문에 현역들의 비중이 높은 대구·경북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