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윤 논설위원
변수들이 급변침 중이다. 대구시장 선거를 70여 일 앞둔 현시점의 변수는 국민의힘 공천소동, 대통령 지지율 수직상승, 보수분열, 이 세 가지다.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김부겸 vs OOO' 간 대결이 현실화한다는 점이다. 'OOO'은 아직 국민의힘 경선이 진행 중인 점을 참작한 익명처리다. 1995년 민선 이후 대구는 격전지로 이름을 올린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8전 8승. 국민의힘 계열 후보의 압도적 승리가 이어졌다.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다. 그런데 대구시장 선거가 '김부겸 vs OOO' 구도로 굳어지면 장담 못한다. 김부겸이어서도, OOO 탓도 아니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국민의힘 공천이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판별할 3인이 있다. 대구의 OOO와 충북의 윤갑근(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 부산의 주진우(〃전 법률비서관)다. 윤갑근이 갑자기 충북지사 선거에 도전했다. 며칠 뒤 공관위가 김영환(현 충북지사)을 컷오프했다. 노골적이다. 김영환의 뇌물수수 의혹보다 '윤갑근 후보 만들기' 기획설이 더 유력하다. 이정현(공관위원장)은 '박형준 컷오프-주진우 단수공천' 주장으로 공관위를 또 한번 들쑤셨다. 부산 출신 의원 17명 전원이 반발하자 하루 만에 꼬리를 내렸다.
대구시장 공천도 비슷한 흐름이다. 중진의원 3명(윤재옥·주호영·추경호) 죄다 컷오프하려다 일시 중단했다. 장동혁의 차도살인계인가 이정현의 단독 플레이일까. 이정현은 A의원과 OOO를 최종후보에 올려 경쟁을 붙이려 했다. 누가 봐도 'OOO 밀어주기'다. 이게 혁신공천? 소가 웃을 일이다. 내침당할 뻔한 3인 모두 원내대표를 지낸 당 중진의원이다. 당을 지켜온 이들을 혁신의 희생양으로 삼는 건 자기부정이다. 오히려 "윤어게인의 상징 OOO, 변화를 위해 첫 번째 컷오프 대상이 돼야 한다"(우재준 의원·대구 북구갑)고 수근댄다. 아이러니한 건 민주당 반응이다. 국힘의 'OOO 선택'에 물개 박수를 친다. OOO을 '최적 상대'로 여긴다. 공천 반발로 혹 3자 구도가 되면 더할 나위 없다는 눈치다. 억측과 음모론을 불식하는 최선의 방안은 뭘까. 민주적 절차에 의거한 공정한 경선 밖에 없다.
OOO, 윤갑근, 주진우의 공통점이 뭔가. 모두 '윤어게인' 인사다. 자당 소속 현직 단체장을 내치면서까지 '윤어게인' 인사를 공천하려는 이유가 궁금하다. 장동혁의 당 장악 시나리오인가 윤어게인 세력의 복귀 음모일까. '윤 절연' 결의문의 잉크가 채 마르지도 않았다. '윤석열 복귀 반대'는 '윤어게인 세력 복귀 반대'와 같은 의미다. 다시 윤어게인 세력을 정치 전면에 내세우려는 건 당이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대구만 김부겸 vs 윤어게인 구도가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전국이 민주당 vs 윤어게인 싸움판이 될 조짐이다. 민주당이 아주 좋아할 구도다. 이정현 공관위가 윤어게인 복귀의 발판이 되는 건 퇴행이자 비극이다. 보수 자멸의 길이다.
정가의 오랜 소문, 장동혁-고성국-OOO 커넥션의 복안(腹案)은 과연 성사될까, 단순 음모론에 그칠까. 공천 피바람의 거센 후폭풍을 어찌 감당하려는가. 대구시장은 대구시민이 뽑겠다. 함부로 손 타지 말라. "대구를 잘 모르며 대구에 애정이 있는지 없는지 모호한 정치초보와 얼치기 유튜버가 대구시장 후보를 정략적으로 점지하는 순간 대구빅뱅은 발화한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자존심 강한 대구시민이 용납 못한다. OOO, 대체 당신은 누구인가?
이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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