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자제 메시지에도 이정현, 최은석 밀어 주나?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충북도지사 후보 공천을 둘러싼 내홍을 수습하기 위해 김영환 현 도지사를 제외한 신청자 전원이 참여하는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정설과 중진 컷오프(공천 배제) 등 비슷한 논란에 휩싸인 대구 시장 경선 방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20일 오전 당사 브리핑을 통해 "공천배제 대상을 제외한 신청자 전원 참여 경선으로 충북도지사 후보를 선출하기로 결정했다"며 "충북의 지역적 특성과 도정 운영의 안정성, 당의 공정경쟁 원칙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경선은 두 차례의 토론회를 거쳐 4월 15~16일 실시되며, 최종 후보는 17일 선출될 예정이다.
앞서 공관위는 지난 16일 김 지사를 컷오프하고 추가 접수를 받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현 당권파와 가까운 김수민 전 의원을 단수공천하려는 수순이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기존 후보들 사이에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조길형 전 충주시장은 후보 사퇴와 탈당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반면 비슷한 논란이 불거진 대구시장 후보 공천 문제는 이날 발표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당 안팎에서는 공관위가 지역 중진 의원들을 배제하고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최은석 의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장동혁 당 대표는 20일 SNS를 통해 공관위를 향해 당부의 메시지를 남겼다. 장 대표는 "대구와 충북의 경선에 대해 여러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다"면서 "저도 걱정하는 목소리들을 빠짐없이 챙겨 듣고 있다. 더 이상 갈등이 커져서는 안 된다. 공천의 목표는 승리이고 그 과정은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대구시장 중진 컷오프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장 대표의 메시지에 대해 "아직 그 내용에 대해선 확인 못한 상황"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아직 경선 방식과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대구에 대해서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장 대표 메시지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를 두고 당과 공관위 간 엇박자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서 대구 지역 현역 의원 컷오프 논란에 대해 "단순한 인물 교체가 아닌 정치 구조를 바꾸는 일"이라며 "이번 결정은 특정인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새 인재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한 결단이다. 기업을 일으켜 본 경험과 투자를 결정해 본 책임감, 일자리를 만들어 본 실행력을 갖춘 인물들이 필요하다"며 대구시장 예비후보 중 유일한 기업인 출신인 초선의 최은석 의원을 염두에 둔 듯한 메시지를 내놨다.
이를 두고 이번 공천 파동이 단순한 후보 선정 문제를 넘어 당 지도부와 공관위 간 주도권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장 대표가 SNS를 통한 공개 메시지로 제동을 걸었음에도, 이 위원장이 같은 날 정반대 방향의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공관위의 독자 행보가 더욱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공관위가 곧 내놓을 대구 시장 경선 방식에 따라 주호영(6선)·추경호(3선)·윤재옥(4선) 등 중진 의원들이 무더기로 무소속 출마하거나 탈당하는 등 당내 분열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경모(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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