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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사순절, 다시 희망을 품는 계절

2026-03-30 06:00
이상진 시조시인·대구문인협회 부회장

이상진 시조시인·대구문인협회 부회장

봄이 오는 길목에서 교회력은 사순절을 맞이한다. 올해 사순절의 시작은 2026년 2월18일 '재의 수요일'이다. 이날 교회에서는 이마에 재를 바르며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기억하라"는 말씀을 되새긴다. 인간이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는 연약한 존재임을 기억하며, 겸손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다.


사순절은 부활절 전까지 이어지는 40일의 기간이다.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금식하며 기도하셨던 40일을 기억하며, 신앙인들은 기도와 절제, 그리고 회개의 마음으로 삶을 돌아본다. 그러나 사순절의 의미는 단지 신앙인들의 경건한 의식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세상 속에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이웃들을 살피며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여전히 어렵고 힘든 이웃들이 많다.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사람들, 병상에서 긴 시간을 견디는 환자들, 외로움 속에서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는 이들, 그리고 삶의 무게에 지친 많은 약자들이 우리 곁에 있다. 사순절은 바로 그런 이웃들을 향해 마음을 여는 계절이기도 하다.


필자는 2년 전 교회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며 100년사를 발간하는 편집위원으로 참여했고, "화평과 믿음의 100년, 우리가 역사입니다!"라는 축시를 쓰는 기회를 가졌다. 100년사를 정리하면서 깨달은 것은 교회의 역사는 건물이나 숫자가 아니라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사실이었다. 어려운 시절에도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주고, 손을 잡아주며 함께 걸어온 믿음의 기록이 바로 교회의 역사였다.


예수님의 삶도 그랬다. 예수님은 힘있는 사람보다 병든 자, 가난한 자, 외로운 자들의 곁에 더 가까이 다가가셨다. 상처 입은 사람들을 위로하시고, 절망 속에 있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말씀하셨다. 사순절은 그 예수님의 마음을 다시 배우는 시간이다.


곧 부활절이 찾아온다. 부활은 절망의 끝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생명의 이야기다. 아무리 긴 겨울도 결국 봄을 막을 수 없듯이, 우리의 삶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소망이 있다는 메시지다.


이 사순절이 우리 사회의 약하고 힘든 이웃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따뜻한 말 한마디, 작은 배려와 관심이 누군가에게는 다시 살아갈 힘이 될 수 있다.


섬김과 헌신, 그리고 사랑의 정신으로 걸어온 194년이 된 한국교회(장로교회 개신교 전래 : 1832년 기준)가 앞으로도 세상을 향한 축복의 통로가 되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이 계절이 모든 이들에게, 특별히 지치고 힘든 이웃들에게 조용한 위로와 새로운 희망의 시간이 되기를 마음 깊이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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