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의 한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차량에 기름을 넣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차량용 휘발유 가격이 크게 오르며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싼 주유소를 찾는 '원정 주유' 운전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최저가와 최고가 갭은 대구에서만 ℓ(리터) 당 200~300원. 중형 승용차를 기준으로 가득 주유하면 산술적으로 적잖은 차이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싼 휘발유를 찾아 왕복 20㎞를 이동해야 한다면 결과는 달라진다. 영남일보 취재진이 2일 휘발유가격을 기준으로 1㎞, 6㎞, 20㎞ 이동하는 '원정 주유'의 체감 효과를 계산해봤다.
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대구 평균 휘발유 가격은 1천906원. 대구 최저가는 1천799원, 최고가는 2천95원이다. 이 가격을 기준으로 준중형~중형 세단 연료탱크 55ℓ(평균 용량)에 연료를 가득 채운다고 가정하면 주유비는 9만8천945원~11만5천225원이다. 최저가와 최고가 단순 차이는 1만6천원으로, 최저가 주유소에서 약 9.05ℓ 휘발유를 더 넣을 수 있다. 연비가 12㎞/ℓ인 차량이라면 약 100㎞를 더 주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운전자가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왕복 10㎞ 이상 이동해야 할 상황이라면 그 차이는 현저히 줄어든다. 영남일보 본사(동구 동대구로 441)를 기준으로 주유소를 찾을 경우 6㎞ 떨어진 A주유소는 ℓ당 1천818원. 1.6㎞ 떨어진 B주유소는 ℓ당 1천895원으로 A주유소보다 ℓ당 77원 비싸다. 단순히 A, B주유소에서 55ℓ를 가득 주유하면 각각 9만9천900원, 10만4천225원 비용이 들어 6㎞ 먼 주유소가 4천325원 경제적이다.
하지만 저렴한 A주유소를 찾아 왕복 주행(12㎞)하면 1.2ℓ(연비 10㎞/ℓ 가정)가 주행에 쓰여 2천182원이 들어가 체감 차이는 2천143원으로 준다. 커피 한 잔 값도 안되는 돈이다.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소모 비용까지 더하면 오히려 손해라는 계산도 나온다. 긴 대기행렬과 이동에 따른 시간적 소모, 타이어 마모와 같은 차량 소모성 비용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 운전자의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불편함까지 따지면 가까운 주유소에서 주유하는 게 경제적이란 결과가 나온다.
'원정 주유'를 20㎞ 떨어진 곳으로 가면 오히려 손해라는 계산도 나온다. 영남일보 본사 기준 20㎞ 떨어졌지만 ℓ당 1천799원으로 가장 저렴한 C주유소에서 가득 주유하면 9만8천945원이 든다. 앞선 가장 가까운 B주유소(10만4천225원)와 비교하면 5천280원 저렴하지만 이동(왕복 40㎞)에 드는 기름값을 감안하면 2천 원 정도가 더 쓰이는 셈이다.
도명화 한국주유소협회 사무국장은 "최근 가격이 고공행진하다보니 10원, 20원이라도 아끼자며 저렴한 주유소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시간과 거리를 고려한다면 몇 십원 아끼겠다고 먼 거리의 주유소를 방문하면,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중동 사태로 당분간 기름값은 1천900원 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지 않는 한 소비자들의 효율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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