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차도 위 버스정류장'을 방지할 대중교통법 개정안이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공전하고 있다. 정부와 국회 모두 '예산 부담'과 '이중 법체계'라는 핑계를 댄다. 이 법안은 김예지 국회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이 안전 사각지대인 '차도 위 버스정류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월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규정 미비로 방치된 '차도 위 정류장'에 안전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매년 실태조사를 통해 관리 감독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반대 논리는 지극히 탁상행정식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정류장 기준은 '여객자동차법'에 규정돼 있어 법 체계상 부적절하고, 정류장 실태조사 비용(연간 36억 원)은 비효율적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이 간과한 점은 정류장 실태조사 비용은 시민 안전을 위해 당연히 지출해야 할 사회적 투자라는 사실이다. 또 안전시설 의무화가 외려 지자체의 정류장 폐쇄라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국토부 인식 또한 문제가 있다. 이는 법리적 해석과 경제성 논리에 매몰된 나머지, 국민 생명을 지키는 안전망 투자에는 여전히 인색하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여기다 관리 권한을 가진 대구시 역시 예산과 규정 미비 탓만 하며 수수방관하는 점도 무책임하다. '차도 위 정류장' 실태조차 파악하지 않은 것은 시민 안전에 얼마나 무관심했는지를 방증한다. 국민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내세운 정부라면, 지금이라도 법령 간 상충관계나 부족한 재원을 어떻게 든 해결, 국민의 교통 안전권을 확보하는 게 마땅하다. 국회도 법안이 미비하다면 조속히 보완, 입법 절차에 속도를 내야 한다. 안전은 결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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