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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칼럼] 대구 부활을 위한 새로운 변화

2026-04-03 07:37
이재윤 논설위원

이재윤 논설위원

보수의 심장=대구는 보수의 심장이다. 심장은 붉다. 심장을 상징하는 '붉은색 하트' 이모지(emoji·그림문자)는 생명과 사랑, 열정과 희생, 고통과 치유, 권위와 책임을 상징한다. 이는 보수의 가치와 맞닿아 있다. 대구의 정신과도 상통한다. '보수의 심장'은 단순한 정치적 네이밍이나 이념적 프레임이 아니다. 시민의 성정과 티(태도나 기색), 도시의 역사성과 가치, 전통을 함축한 명명(命名)이다. 대구가 보수의 심장이 되기까지는 60년 남짓 지난한 역사의 질곡을 거쳤다.


조선의 모스크바=원래부터 보수의 심장이었던 건 아니다. 해방 후 사회주의 세력이 가장 발호했던 곳이 대구다. 10월 항쟁의 도시 대구는 조선의 모스크바로 불렸다. 1956년 제3대 대통령선거 결과는 경이롭다. 진보계 조봉암은 경북(대구 포함)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44.7%)을 기록했다. 대구만 떼놓고 보면? 놀라지 마시라. 72.3%. 당시 대구의 이념적 지형이다. 훗날 이승만이 진보당과 조봉암을 증오하게 만든 '문제지역'으로 등장한 순간이었다. 부통령 선거도 마찬가지. 대구·경북에서 장면(54.4%·민주당)은 이기붕(36.1%·자유당)을 압도했다. 지금으로선 상상 못 할 일이다. 대구는 진보의 심장이었다. 당시 진보의 상징은 적기(赤旗). '최후의 1인까지 결사 항전한다'는 의미를 지닌 프랑스 혁명 좌파의 붉은 깃발이다. 속어 '빨갱이'는 파르티잔(partisan·게릴라)의 음차(音借)이지만, 우리에겐 붉은색으로 이미지화해 깊이 각인됐다. 이게 레드 콤플렉스와 색깔론을 낳았다. 이념의 토양은 변했지만, 대구의 색이 변하지 않은 건 아이러니다. 보수 정당 국민의힘 후보들이 자신들의 상징 빨간색 점퍼를 입었다 벗었다하는 건 대구의 역설이다.


변곡점은 '5·16'(1961년)이었다. 구미 출신 박정희 소장(대구 소재 2군부사령관)과 처가가 구미였던 김종필 등 정군파(整軍派) 장교들이 주도한 게 훗날 대구의 정치지형을 바꿨다. 그게 성공한 군사쿠데타이었기에 대구가 대한민국의 주류로 편입되기 시작한 전환점이 되었다. 친형(김종필의 장인)의 영향으로 한때 좌익에 몸담았던 박정희는 이념적 낙인을 지우기 위해 무던히도 '반공'을 내세웠다. 이후 60여년간 5명의 TK 대통령을 배출하며 대구는 서서히 보수의 핵으로 중심 이동, 마침내 '보수 심장'이란 별호를 얻기에 이르렀다.


파란 심장=국민의힘 경선에서 컷오프된 이진숙이 외쳤다. "보수의 심장을 파란 심장으로 바꾸자는 건가." 파란 심장의 도시 대구? 기자 출신답게 민주당의 상징 파란색을 빗댄 그의 수사(修辭)가 꽤 도발적이다. 파란색 하트 이모지는 차가움, 고결함, 희귀함 그리고 신뢰와 평화, 이성을 상징한다. 이진숙이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이러한 가치는 변화를 멈춘 대구가 모름지기 추구할 바른 몸가짐이 아니겠는가. 대구 부활을 위한 새로운 변화의 시작! 뜨거운 감정보다는 차가운 이성으로 맞이할 대구의 공안(公案)이다.


오늘은 부활절을 앞둔 마지막 금요일,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성(聖)금요일이다. 십자가 없이 예수 부활도 없는 것처럼 대구 부활도 버리는 데서 시작한다. 국민의힘더러 '절윤(絶尹)하라'고 호소하는 건 헛수고다. 대구가 앞서 버려야한다. 국민의힘을 떠나라는 말이 아니다. 대구가 먼저 탄핵과 계엄의 강을 건너야 한다. 그리하면 국민의힘도 변하지 않을 수 없다. 심장을 잃으면 살아도 산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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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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