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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미래, 신공간 창조에 달렸다①]시민 ‘휴식 공간’ 공개공지

2026-04-06 17:16

중구 64곳부터 서구 6곳까지 구군별로 다양하게 분포
일부 공개공지, 위치적 구조 문제로 시민 접근성 떨어져
대부분 사유지인 공개공지, 소유주 의지 없으면 방치 신세
유럽의 적극 활용 사례, 대구 관광특구 중심 변화 필요성

대구 중구 베네시움의 서편 공개공지에는 차량이 주차돼 있거나 가건물이 있다. 김종윤기자 bell08@yeongnam.com

대구 중구 베네시움의 서편 공개공지에는 차량이 주차돼 있거나 가건물이 있다. 김종윤기자 bell08@yeongnam.com

도시의 경쟁력은 빽빽한 빌딩 숲이 아닌, 그 사이를 흐르는 '숨구멍'에서 결정된다. 대구 도심 곳곳에는 표면적으로는 '노른자 땅'이지만 '황무지'처럼 제대로 활용을 못하는 곳이 적잖다. 제대로 이용하면 알토란 같은 휴식공간이 될 수 있고, 경제부흥에 필요한 생산적인 장소가 될 수 있다. 영남일보는 '대구 미래, 신공간 창조에 달렸다'시리즈를 통해 시민 삶의 질을 바꾸고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현장을 조명해본다. 첫 공간은 대형건물 주변에 있는 공개공지(公開空地)이다. 건축물의 대지에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공터을 말한다. 시민 휴식권이 보장되는 곳이다. 하지만 공개공지의 양적 팽창 이면에는 '사유지'라는 담장에 가로막고 있었다. 우리 앞에관리 부실과 접근성 저하라는 해묵은 과제가 놓여 있었다.


◆10년 새 3배 이상 증가


대구지역 공개공지는 최근 10년 새 크게 늘었다. 대부분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잘 조성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부 관공서를 제외하면 대부분 사유지다. 공개공지 조성부터 꼼꼼한 관리까지 이어지면 금상첨화겠지만 소유주의 관리 의지가 없다면 사실상 방치될 수밖에 없는 공간이다.


6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구지역 공개공지는 모두 317곳에 달한다. 면적으론 28만4천441㎡(약 8만6천평)다. 구·군별로는 중구 64곳(3만4천865㎡), 동구 46곳(4만9천491㎡), 서구 6곳(2천358㎡), 남구 14곳(2만5천583㎡), 북구 47곳(7만618㎡), 수성구 52곳(3만5천489㎡), 달서구 65곳(4만4천967㎡), 달성군 23곳(2만1천68㎡)이다. 유형으로는 공동주택(아파트)를 비롯해 기관, 마트, 병원, 호텔, 종교시설 등 다양하다.


대구경실련은 2014년 대구지역 공개공지 실태조사를 했었다. 당시 공개공지는 총 91곳이었다. 약 10년 만에 3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이후 생겨난 공개공지는 대부분 아파트단지(주상복합단지)가 조성되면서 마련된 공간들이다.


조광현 경실련 사무처장은 "실태조사 당시의 공개공지들은 접근성이 좋지 않거나 관리가 되지 않는 경향이 다소 있었으나, 최근 조성되는 장소들은 시민이 쉴 수 있고, 자연스럽게 접근 이 가능한 위치에 마련된다. 전반적으로 잘 조성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역 공개공지들은 대부분 시민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있는 편이다. 건물 앞쪽이나 큰 도로변에 인접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주요 장소를 살펴보면 백화점인 '더현대 대구(중구 계산동)' 건물 앞 광장은 시기별로 이색적인 조형물과 벤치들을 설치해 남녀노소가 사진 찍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동구 이마트 반야월점 앞에는 여러 개 벤치가 설치돼 오가는 시민이 편하게 앉아 쉴 수 있다. 폐쇄된 달성군 옛 대구교도소의 공개공지는 지난해 10월 말 마사토 산책로로 탈바꿈했다.


시민 박정진(39)씨는 "공개공지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그렇게 일상 생활권 곳곳에 있는 줄 몰랐다"며 "반월당에 직장이 있어 점심 식사 후 '더 현대 대구' 앞 벤치를 가끔 활용하는 편이다.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서 잘 조성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수십 년 전 건축돼 구조적으로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거나 여러가지 사유로 시민의 발길이 끊기다시피 하는 곳도 있다. 중구 동산동 '베네시움'의 건물 주변 공개공지는 상가의 제품 진열대로 쓰이거나,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본래 취지에 다소 벗어나 활용되는 케이스다. 달서구 두류동 '현대해상' 건물의 공개공지는 건물 뒤편에 조성돼 있어 쉽게 찾기가 어렵다. 큰 도로변에서 건물 옆 긴 계단을 지나야 접근이 가능했다. 북구 대현동 NH농협은행 대구본부 건물 뒤편 공개공지는 전체가 대구본부 부지 안에 있다. 사실상 직원들만 사용하는 전용 쉼터에 가깝다. 북구 동천동 세븐밸리는 1층이 외부와 연결되는 개방형으로 공개공지가 만들어졌다. 휴식 공간으로서 잘 갖춰져 있지만, 최근 입점 상점이 대부분 빠져나가면서 활용도는 떨어지고 있다. 부족함이 있는 공개공지에 대한 개선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가시적인 변화는 크게 보이지 않는다.


대구 달서구 현대해상 건물 뒷편 공개공지는 달구벌대로에서 계단을 거쳐야 접할 수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김종윤기자 bell08@yeongnam.com

대구 달서구 현대해상 건물 뒷편 공개공지는 달구벌대로에서 계단을 거쳐야 접할 수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김종윤기자 bell08@yeongnam.com

◆개선은 사실상 불가능


공개공지는 건축물 인·허가 과정 중 건축위원회 심의 단계에서 다뤄진다. 심의에선 접근성·연계성·환경 쾌적성·개방성·상시 이용성을 중심으로 '질 높은 휴식 공간'이 확보될 수 있는지에 대해 초점이 맞춰진다. 지역에 조성된 공개공지들을 보면 일반적으로 1층 저층이나 건물 정문 앞에 만들어져 시민의 접근이 용이하다. 일부 부지의 구조적인 문제로 어쩔 수 없이 위치가 변경될 수는 있지만 일단 활용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하지만 건축 인허가를 받아 이미 지어진 건물의 공개공지 중 수정 사항이 있다면, 개선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대부분 '사유지'인 탓이다. 이때문에 민간 소유주에게 공개공지의 유지·보수를 강요하기가 힘들다. 편의시설이 노후됐거나 관리되지 않더라도 소유주가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거나, 빈 공간으로 놔두기만 한다면 법적 하자는 없다. 지자체가 사유지인 공개공지를 직접 관리할 법적 근거도 없다. 대책으로 다양한 방법이 거론되지만, 실제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 민간 소유주가 관할 지자체에 공개공지 소유권을 이전해 지자체 차원의 관리가 이뤄지는 사례도 있으나 이는 극소수다. 사유지를 대가 없이 공공기관에 넘길 이유는 없어서다. 결국 소유자의 관리 의지가 없다면 공개공지는 방치될 수밖에 없다.


대구 수성구청 건축과 한 직원은 "예전에는 공개공지에 자재나 물건을 쌓아 창고로 쓰거나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규정 위반 시 부과해야 하는 이행강제금을 납부하면서까지 사용하는 사례도 있었다"며 "공개공지 점검은 관할 기초단체가 매해 분기별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규정을 잘 모르고 물건을 뒀다가, 이후 행정지도가 되면 즉각 개선된다. 악의적인 사례는 없다"고 했다.


도시계획 전문가는 공개공지의 적극적 활용을 주장한다. 유럽의 경우, 공개공지를 건물 내 상점이나 식당이 이용하도록 해 더 많은 고객을 받고, 이러한 활용방식은 계속 확산하는 분위기라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대구의 경우 2024년 동성로가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공개공지를 활용할 여건이 갖춰졌다. 건축법에 따라 공개공지에서 영리 목적의 행위가 엄격히 제한되지만, 관광특구로 지정되면 공개공지에 대한 규제가 일정 부분 완화돼 활용이 쉬워진다. 건축법상 공개공지 활용은 연간 60일로 제한되지만 관광특구에서는 최대 180일까지 가능하다.축제 기간이나 성수기에 지속적인 행사개최가 가능하다.


대구대 김준우 교수(건축공학과)는 "공개공지 관리가 안 되는 곳들을 대상으로 지자체가 직접 관리하거나 지원하는 등 여러 방법이 언급되지만, 사유지라서 대부분 적용하기 어렵다"며 "해외 사례를 보듯 공개공지는 시민 휴식 공간 기능은 물론, 건물 내 상가들이 사용해 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구 북구 NH농협은행 대구본부의 공개공지는 은행 건물 뒷편에 있는데 전체 부지 가운데에 있어 시민이 쉽게 접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김종윤기자 bell08@yeongnam.com

대구 북구 NH농협은행 대구본부의 공개공지는 은행 건물 뒷편에 있는데 전체 부지 가운데에 있어 시민이 쉽게 접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김종윤기자 bell0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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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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