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지지·정권 견제론 우세 속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도 선전 ‘눈길’
후보 선택 기준은 ‘지역 발전’ 압도적…김부겸 가상대결 압승으로 입증
영남일보 여론조사에 담긴 TK 표심 변화 이미지. <그래픽=생성형 AI>
과거 '보수 일변도'였던 대구·경북(TK) 지역의 표심이 빠르게 '실용주의적 양상'으로 바뀌고 있는 여로조사 결과가 나왔다. 보수 야당(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세와 여권(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정권 견제론이 여전히 팽배하지만,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주거나 후보 선택 시 '소속 정당' 대신 '인물과 지역 발전'을 최우선시하는 교차투표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3월부터 한 달여간 대구·경북 주요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지방선거 프레임으로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대구(59.0%)와 경북(53.4%) 모두 과반을 차지했다. 정당 지지도 역시 국민의힘이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에서는 이례적인 기류가 감지됐다. 대구 수성구(긍정 48.8% vs 부정 42.9%)와 북구(긍정 47.4% vs 부정 41.4%), 경북 안동(긍정 47.6% vs 부정 39.9%)과 대구 군위군(긍정 46.1% vs 부정 44.4%) 등 핵심 지역에서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보수 우위의 지역 정서와는 별개로 국정 성과는 '실용적' 잣대로 분리해 평가하는 시민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TK 시도민들의 '투표 기준'에서도 이 같은 양상이 확인된다. TK에서 이번 지방선거 후보 선택 기준으로 '소속 정당'을 꼽은 응답은 대구 6.6%, 경북 9.2%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가 77.2%에 달하는 군위군조차 정당 간판을 보고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1.5%에 불과했다.
반면 1순위 선택 기준은 지역을 막론하고 압도적으로 '지역 발전 기여'(대구 37.9%, 경북 28.3%)였으며, '도덕성 및 청렴성'과 '인물 및 자질'이 그 뒤를 이었다. 무조건적인 '묻지마 당 간판 투표'가 옛말이 된 셈이다.
이같은 민심의 변화는 대구시장 가상대결 조사에서 여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선전으로 증명됐다. 김 전 총리는 국민의힘 유력 주자들을 상대로 파괴력을 과시했다. 가상 양자 대결에서 김 전 총리는 추경호(47.6% vs 37.7%), 유영하(49.3% vs 33.2%), 윤재옥(47.6% vs 32.9%) 등 야당 거물급 후보들을 모두 오차범위(±3.4%포인트)를 넘어선 격차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대통령에 대한 실용적 평가'와 '탈정당·인물 중심의 선택 기준'이 실제 투표 의향으로 고스란히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대구시장 가상 대결 조사는 지역 정가는 물론, 중앙 정치권에서도 '김부겸 쇼크'로 발칵 뒤집었다. 유력 중앙지에서 "충격의 국힘 '어쩌다 이 지경'"이라며 당혹감을 보도했고, 주요 방송사들은 앞다퉈 데이터를 인용해 분석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대구마저 내주고 '경북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보수 진영 내부의 위기감에 대한 기사도 쏟아졌다.
■기사 인용 여론조사는 영남일보 의뢰로 리얼미터가 26년 3월9일~4월3일까지 대구·경북 각 지역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를 대상으로 했다.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 100%를 이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상은 올해 1월 및 2월 말 행안부 주민등록 인구통계기준 림가중 방식으로 성별·연령대별·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으며, 지역별 조사 기간 및 표본오차(95% 신뢰수준)는 다음과 같다. △대구시(3.22~23, 812명, ±3.4%p) △경북도(3.22~23, 805명, ±3.5%p) △대구 수성구(3.16~17, 503명, ±4.4%p) △대구 북구(3.14~15, 500명, ±4.4%p) △대구 달서구(3.19~20, 504명, ±4.4%p) △대구 군위군(4.2~3, 552명, ±4.2%p) △포항(3.9~10, 503명, ±4.4%p) △안동(3.13~14, 504명, ±4.4%p).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